Chapter 04.
Written by. Jetfire2012
Translated by. BlackS
그 날 밤늦게까지도 포니빌의 불빛은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축제 분위기에 들뜬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러나 화두에 오른 것은 비단 쟁기포니의 날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다.
첫 번째 화제는 트와일라잇 스파클. 캔틀롯 출신의 똑똑이 유니콘이자 포니빌의 유일한 사서인 그녀가 사고를 당해 다쳤다더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 화제는 트와일라잇 스파클의 친구인 세 포니들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었다. 조금 더 과장된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일각에서는 그 여행이 국경 너머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떠들어댔다. 에버프리 숲을 지나, 드라켄리지 산맥을 넘어 알려지지 않은 서쪽 대지로까지!
드라켄리지 산맥을 넘은 포니는 내 한평생 본 적이 없어!
포니빌에서 가장 연로한 축에 속하는 암말들조차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자극이란 건 시골 마을에선 좀체 만나기 어려운 법이었다. 모처럼의 이야깃거리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축제의 열기를 한 층 더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모처럼의 이야깃거리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축제의 열기를 한 층 더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셀레스티아 공주의 보호마법장벽 밖에는 뭐가 있을까?
뭐든 간에 위험한 거겠지.
그 포니들 진짜 용기 있다!
아니면 멍청한 거거나.......
-
스위트 애플 에이커는 포니빌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 험한 언덕들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쟁기포니의 날 밤엔 과수원의 모든 포니들이 일찍 잠자리에 든다. 여타 포니빌의 주민들과는 사뭇 다른 싸이클인데, 이는 다음날 있을 봄맞이 파종 행사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올해의 쟁기포니의 날 밤은 조금 달랐다. 애플 가문 포니들은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애플잭은 농장집 위층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짐을 싸고 있었고, 빅 매킨토시는 그 옆에 앉아 여동생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둘은 모르고 있었지만, 애플블룸 역시 제 방 침대에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대고 있었다.
<애플 가문 포니들은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애플잭은 비어있는 안장 가방을 노려보았다. “우비를 챙겨가야지 싶데이.”
“그냥 조끼를 가져가는 게 나을 것 같은디. 아니, 우비든 조끼든, 뭐라도 말여.......”
빅 매킨토시는 부산스레 움직이는 여동생을 참을성 있게 바라보았다. 그가 짐 싸는 것 좀 도와달라는 여동생의 요청을 수락하고 이 방에 온 지도 몇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여동생의 안장 가방은 계속 비어있는 채였다. 빅 매킨토시는 슬슬 자신의 역할에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등산하다보면 추울 거여.”
“맞제? 그럼 스카프 챙기고, 부츠도 더 가져가고.......”
“방수포도 챙겨가고.” 빅 매킨토시가 제안했다. “비 올 때 어디 앉아서 쉴라면 필요할껴. 없으면 진흙 묻으니께.”
“글체! 그 말이 맞.......다. 응.”
오렌지 색 어스 포니의 낯빛에 잠깐 화색이 돌았다가, 다시 굳어졌다. 그녀는 떨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트와일라잇을 돕고 싶다는 마음만큼, 포니빌을 떠난다는 사실이 그녀를 주눅 들게 했다. 조화의 요소들을 찾기 위한 여정도 기껏 해봐야 에버프리 숲 안에서만 돌다가 끝나지 않았던가? 이번 여행은 이퀘스트리아 바깥의 멀고 머나먼 곳으로 이어질 터였다. 열기구를 타고 올라가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 곳으로. 가는 길에 어떤 생명체와 마주칠지, 어떤 재해가 덮쳐올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농장 창고를 통째로 들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애플잭은 두 눈을 감고 창고에 어떤 물건들이 있었는지 떠올렸다. 제일 먼저 사과 몇 개가 생각났다. 그 다음은 담요, 그 다음은 밧줄.
밧줄. 밧줄은 유용허지.
“애플잭.”
굵고 낮은 목소리가 애플잭을 상념에서 건져 올렸다.
“아직 늦지 않은 거 알제?”
“뭔 뜻이고?”
“여행에서 빠지겠다고 말하는 거 말여.”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라!”
애플잭은 빅 매킨토시를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맥 오빠도 알제? 트와일라잇은 내 도움이 필요하다 안카나!”
“다른 포니들이 갈수도 있잖여. 트와일라잇을 돕고 싶어 하는 좋은 녀석들은 많이 있으야. 넌 여기서 우리 파종 작업을 도와도 되잖여.”
“하지만.......”
애플잭의 목소리가 떨렸다.
“트와일라잇은, 갸는 내 친구다. 내가 걀 돕지 않으면 누가 돕겠노? 그기다, 맥 오빠도 생각해봐라. 래리티랑 레인보우 대시데이. 갸들 성깔 알제? 나 말고 누가 고 가스나들을 데리고 여행할 수 있긋노? 셋 중에 최소한 하나는 현실적이야지 않긋나? 나 없이 가믄 갸들은, 즈을때 시간 내에 못갈 거데이.”
빅 매킨토시는 여동생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그래도 말여, 사실은 가고 싶지 않잖여.”
애플잭은 빅 맥의 깊고 맑은 시선에서 도망치듯 침대에 뛰어들었다.
“.......맞다. 내는, 사실은 무섭데이. 맥 오빠야. 내는 이런 식으로 포니빌을 떠나게 될 거라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읎다. 내는 낯선 장소가 싫고 낯선 문화도 싫다. 내는 소박한 일상을 바랬지 모험을 바랬던 적은 읎어. 그냥.......집에 있고 싶데이.”
“그럼 와 글케 안하는데?” 빅 매킨토시가 물었다.
애플잭은 잠시 공허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곧 마음속에서 자신을 끌어당기는 무언가를 느꼈다. 그것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단지 그것을 어떻게든 찾아내는 것뿐이었다.
“.......무섭기도 하지만서도, 내 친구를 돕고 싶으니까 그러제. 내는 안전하게 있는 것보다 그걸 더 원하는 기다. 트와일라잇을 돕기 위해 멀리 떠나야 한다면, 내는 그렇게 할 기다.”
“뭐여? 결국 가고 싶다, 이 말 아녀?”
“글치? 내도 글케 생각한데이. 좀 무섭긴 하지만서도.”
“우린 여기서 니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거여. 그러니께 애플블룸이랑 스미스 할마이랑 내는 걱정 말어.”
빅 매킨토시가 침대에 묵직한 뭔가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애플잭은 침대가 기울어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행 물품들로 가득 차 있는 안장 가방이 보였다. 여동생은 벌떡 몸을 일으키고는 오빠를 올려다보았다.
빅 매킨토시는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니도 함 확인해보는 게 좋을껴. 엔간한 건 다 넣었지만, 혹시라도 니한텐 중요헌디 내가 안 넣은 것도 있을 수 있으니께. 여유 공간은 좀 남아있으야.”
애플잭은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내 생각엔, 난 울 오빠야 없인 아무데도 못 갈껴.”
“노-옵.”
빅 매킨토시는 애플잭의 모자를 벗겼다.
“가기 전에 모자나 좀 씨꺼야 쓰겄구마. 드러븐 거 머리에 쓰고 여행 가긴 싫제? 이제 슬슬 자라. 내일 일찍 일어나야 될낀데.”
“그건 글치. 해 뜰 때 출발하기로 했으니께.”
애플잭은 스스로에게 확인하듯 중얼거렸다.
“잘 자그라, AJ. 좋은 꿈꾸고.”
애플잭은 침대 옆에 있는 전등을 껐다.
“오빠도 잘 자라.”
빅 매킨토시가 방을 나갔다. 애플잭은 이불을 덮고 침대 속에 파고들었다.
-
포니빌 상공. 별빛으로 반짝이는 밤하늘에 맨션 한 채가 떠 있었다. 그 맨션은 푹신푹신한 구름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창백한 달빛을 받아 은색으로 빛났다. 맨션의 한쪽에는 강처럼 흐르는 무지개가 분수대를 거쳐 흩뿌려지고 있었다.
<별빛으로 반짝이는 밤하늘에 맨션 한 채가 떠 있었다.>
구름으로 된 집의 수많은 방들 중에서, 레인보우 대시는 2층 서쪽 방에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몸을 뒤척였다. 구름 담요를 다시 덮거나, 구름 베개를 계속해서 뒤집어대기를 반복했다.
레인보우 대시는 짐을 싸지 않았다. 페가수스들은 모두 날씨 마법을 능숙하게 다뤘기에, 그녀에겐 옷이 필요 없었다. 또한 그녀는 입이 짧은 편도 아니었기에 음식물을 챙기지도 않았다. 초봄. 새싹이 움트는 계절이 아닌가? 그녀가 보기엔 도처에 깔린 게 음식이었다.
이는 레인보우 대시가 페가수스여서가 아니라, 그녀 특유의 드높은 자기신뢰 때문이었다. 만약 플러터 샤이였다면, 옷이든 음식이든 바리바리 챙기느라 바빴을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인보우 대시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같이 떠나게 될 일행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애플잭이랑 같이 가는 것만 해도 맘에 안 드는데! 세상에, 래리티까지 따라 온다구?! 그 얌전빼는 암망아지는 평생 뛰어본 적도 없을 거야!
레인보우 대시는 기다리는 걸 싫어했다. 남들에게 의지하는 것도 싫어했다. 아주 가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그녀는 맡은 바 소임을 늘 혼자서 완수해왔다. 그녀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고, 경주에서 이길 수 있었으며, 구름을 정리하는데 는 10초면 충분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포니의 존재는 필요치 않았다. 그녀는 친구들을 좋아했고 친구들은 그녀에게 중요한 존재였지만, 그녀의 일에 친구들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그냥 다른 페가소스들만 몇 모아서 빨리 가버렸어야 했어! 그러면 이틀이면 끝났을 일인데!
이 상념에 반박하듯 몇몇 장면들이 대시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 트와일라잇은 모든 친구들에게 고마워한다. 플러터샤이는 뿔 부패증에 고통 받는 라벤더 색 유니콘을 돌보겠노라고 흔쾌히 수락한다. 핑키파이는 병약해진 가련한 트와일라잇을 응원한다. 애플잭은 미지의 무언가와 대적하기 위해 용기를 모은다. 래리티는 자신이 다치게 했다고 생각한 친구를 돕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레인보우 대시는 한숨을 내쉬었다. 혼자 하면 이 일을 빨리 끝낼 수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네 포니들도 트와일라잇의 친구였고, 대시 자신의 친구이기도 했다. 모두들 트와일라잇을 치료하는데 한 발굽 보태고 싶어 할 게 분명했다. 대시는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여기고 싶지 않았고, 그것은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레인보우 대시는 침대에서 몸을 한 바퀴 굴렸다. 솔직히, 그녀는 기다리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그녀는 인내심이 부족했고,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한없이 자랑스러워했다. 그녀는 빨랐다. 그 빠른 속도만큼, 그녀는 무언가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에 혐오감마저 느꼈다. 날개 없는 포니들과 여행하기 위해 중간중간 기다리고, 멈춰서는 것은 고역이 될 것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지.......아, 잠깐, 아니면.......
레인보우 대시는 구름 이불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그녀는 창문으로 날아가 구름 커튼을 걷었다. 낮은 고도에서는 볼 수 없는, 수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맑은 밤하늘이 보였다. 달은 반달이었고, 하늘에 걸린 커다란 은색 밥공기처럼 보였다. 이 정도 고도에서는 드라켄리지 산맥도 충분히 보였다. 다만 빛이 부족해서 아치백 산악지대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시는 아치백 산악지대가 그곳에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지금 출발해도 되지 않을까? 그닥 피곤하지도 않은데!
뿔 부패증에 대해 알게 된 후로 대시가 줄곧 주장하던 게 있었다 : 최고 속도로, 하루 만에 아치백 산악지대에 가서 꽃을 찾고 돌아오기. 만약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더라도, 스파이크의 멍청한 텔레포트 불꽃이 없더라도, 그녀는 3일 안에 여정을 끝내고 포니빌에 돌아올 수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치료될 것이고, 친구들도 안전할 것이고.......
기다릴 것도 없겠지. 트와일라잇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레인보우 대시가 해야 할 일은 비행하는 것뿐이었다. 이퀘스트리아에서 이 푸른 페가수스보다 비행을 잘하는 페가수스가 있을까? 그녀는 온 몸의 근섬유에 힘을 주고, 날개를 씰룩거렸다. 심장이 혈액을 펌프질하며 근육을 깨웠다.
위험할 거라니께!
머릿속에 애플잭의 목소리가 울렸다. 대시는 코웃음을 쳤다. 위험으로부터 도망치며 살아왔다면 지금의 레인보우 대시는 없을 것이었다.
네가 뭘 찾아야 하는지도 확실히 모르잖아!
이번엔 트와일라잇이었다. 대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행운아라 언제나 운이 따라준다고 믿었다.
하지만.......난 트와일라잇을 돕고 싶어.
래리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푸른 페가수스의 날갯짓이 확연히 느려졌다.
빌어먹을. 역시 안 돼. 이런 짓을 할 순 없어. 내가 이대로 날아 가버리면,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걔들한테 내가 필요한 순간에, 내가 자기들을 버리고 갔다고 생각할 거 아냐! 내가 베네보레를 갖고 돌아와도, 날 쉽게 용서해주지 않을지도 몰라.
레인보우 대시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화내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트와일라잇이 처한 상황에 래리티가 얼마나 큰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는지 십분 이해하고 있었다. 어떤 사고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을 때, 그 사고를 직접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 지, 그리고 그 의지가 거부당했을 때 기분이 얼마나 끔찍한 지 대시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껏 살면서 일으켜온 수많은 실수들을 통해 배운 교훈이었다.
대시가 래리티의 합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아무도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는 대시가 애플잭을 뒤에 두고 올 수 없게 만드는 장치처럼 작용했다. 농가의 자식인 오렌지 색 어스 포니가 실내에서 일하는 하얀색 우아한 유니콘보다 느리진 않을 것이었다. 즉, 대시 입장에서는 이랬다 : 애플잭이 느리다는 핑계로 그녀를 두고 갈 순 없다. 왜? 래리티가 더 느리기 때문에. 그렇다고 래리티가 느리다는 핑계를 댈 순 없다. 왜? 래리티의 동기에 공감하기 때문에.
아, 골 때리네.
대시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침대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괜히 성을 내며 거칠게 이불을 덮었다. 겉보기와는 달리, 그리고 본인 스스로는 강하게 부정했지만, 대시는 상처 있는 포니들을 대할 땐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래도, 만약 아치백 산악지대까지 13일 안에 도착하지 못하면, 난 혼자 갈 거야! 분명히 말했어! 13일? 아니야. 어쩌면 12일, 아니, 10일! 아니면.......아님.......
마침내 찾아온 수마가 대시의 머릿속을 부드럽게 덮었다. 그녀의 장밋빛 눈동자가 푸른 눈꺼풀에 서서히 가려졌다.
-
카루셀 부티크엔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옷가지 몇 벌이 로코코 양식으로 장식된 2층 침실을 배경으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카루셀 부티크엔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스스로 예상했던 대로, 래리티는 짐을 싸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녀는 짐을 싸겠다는 이유로 일행 중 가장 먼저 쟁기포니의 날 행사를 뒤로했다. 그게 벌써 수 시간도 더 전의 일이었지만, 하얀색 벨벳 안장 가방은 여전히 반 정도 밖에 차있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재 그녀는 초봄의 산이 얼마나 추울 지 가늠하며 두 코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이 쪽 아이의 바이올렛 색깔은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 내 갈기색과도 잘 어울리겠지?”
이어서 래리티는 다른 코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 쪽 아이는 더 두껍고 따뜻해. 기능적으론 의심의 여지없이 완벽하지.......아악, 못 고르겠어!”
눈을 질끈 감은 래리티는 두 코트를 회전목마처럼 빙빙 돌렸다.
“돌-아-라-돌아라돌아라돌아라돌아라돌아라돌다가 멈춰!”
그녀는 회전을 멈추고 눈을 떴다. 두꺼운 기능성 코트가 눈앞에 있었다.
“좋아. 너로 낙찰!” 이로서 바이올렛 코트는 옷장으로 돌아갔다.
래리티는 마법을 이용해 기능성 코트를 정성스레 개고 공기를 뺀 다음 안장 가방에 넣었다. 그녀는 챙겨갈 모든 옷들에 대해 이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최대한 많은 옷들을 챙겨가기 위해서였다.
“음.......어디 보자, 스웨터를 하나쯤은 챙겨 가야할 것 같은데.......아니면 두 개도 괜찮겠고. 흠.......”
래리티는 아래턱을 발굽에 괴었다.
“좋아. 재질에 따라 나누는 거야. 하나는 캐시미어, 하나는 알파카. 그런데 캐시미어는 어떤 캐시미어를 가져간담?”
그녀는 침대 옆에 있는 서랍에서 열두 벌의 캐시미어를 줄줄이 들어 올렸다. 아쿠아마린, 해바라기, 핫핑크.......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상의 캐시미어가 새하얀 유니콘을 놀리듯 공중에서 너울댔다.
그 때, 친숙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래리티 언니?”
“어머, 스위티니?”
래리티는 옷들을 내려두고 마음을 가라앉힌 뒤 고개를 돌렸다.
“스위티 벨, 얘야. 아직도 안 자고 뭐하니? 시간이 늦었단다.”
래리티의 여동생 : 스위티 벨은 래리티가 만든 분홍색 잠옷을 입고 있었다. 작은 우윳빛 유니콘은 밝은 불빛에 눈이 부신 듯 미간을 찌푸린 채 두 눈을 깜빡였다. 곱슬거리는 분홍빛 라벤더 갈기는 이리저리 뭉친 채 뻗쳐 있었다.
“못 자고 있었어. 언니가 계속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아유, 저런. 언니가 정말 미안해, 스위티 벨. 짐 싸는 데 좀.......곤란해서 말이야. 너도 알잖니, 우리 귀염둥이. 고려해야할 선택지는 너무 많은데, 그 중 하나만 고르는 건 나한텐 너무 힘든 일이거든. 하지만 널 깨운 건 정말로 미안해, 스위티 벨. 이제 언니가 더 조용히 할 테니까, 가서 코 자려무나.”
래리티의 상냥한 권유에도 스위티 벨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언니, 트와일라잇 양을 도와주러 가는 거야?”
래리티는 속이 뜨끔거렸다.
“어.......비슷하지. 그런 거란다. 제코라는 베네보레로 뿔 부패증을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더구나. 우린 그 꽃을 찾으러 가는 거고.”
“못 찾으면 어떡해? 애플블룸이 그랬는데, 트와일라잇 양은 이제.......2주 남았댔어. 뭐가 2주 남았는지는 걔도 말 안 해줬지만.”
“응, 그랬니?”
애플블룸이 보기보다 마냥 철부지는 아니구나.
“.......이리 와보렴, 우리 귀염둥이 스위티 벨.”
래리티는 미소 지으며 여동생을 불렀다.
“엣헴, 이 언니가 색과 패턴, 스타일의 여왕이라는 걸 잊었니?”
마력에 둘러싸인 우아한 숄이 날아와 래리티의 어깨에 곱게 감겼다. 모성적이던 미소가 도발적이고 당당한 웃음으로 변했다.
“패션이 부여하는 개성과 대담한 이미지들에 대해 나만큼 잘 알고 있는 포니가 달리 있을까?!”
새하얀 드라마 퀸의 극적인 연출과 대사는 어린 유니콘에게서 대호평을 이끌어냈다. 스위티 벨은 꺄르륵대며 앞발굽을 두드렸다.
“우리 언니 밖에 없지!”
“그러면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단다, 스위티.”
래리티는 스위티 벨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이 언니가 있으면, 우린 베네보레를 더 쉽게 찾을 수 있어. 그 다음엔 스파이크의 불꽃을 이용해 곧바로 베네보레를 트와일라잇에게 전달할 거란다. 그걸 먹고 나면, 트와일라잇은 분명 괜찮아질 거고.”
“정말루?”
“그럼.”
“약속 해줄 거야?”
스위티 벨의 눈망울에 한 줄기 초조한 빛이 스쳤다.
래리티는 잠시 멈칫거렸다, 그러나 이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꼬리 감기 약속도 해줄 수 있어.”
“진짜?!”
“그럼. 준비 됐니?”
래리티는 몸을 돌리고 둔부를 여동생 쪽으로 향했다.
“준비 됐어!”
스위티 벨 역시 몸을 돌리고 둔부를 언니 쪽으로 향했다.
자매는 서로의 꼬리가 닿을 때까지 뒷걸음질을 쳤다. 이윽고 래리티의 보라색 꼬리와 스위티 벨의 곱슬거리는 꼬리가 만났다. 두 포니는 각자 자신의 꼬리를 흔들어 상대의 꼬리에 밀착시켰다.
“이제 약속해, 언니!”
“나, 래리티는 이 자리에 약속하노니, 레인보우 대시와 애플잭과의 여행길에서 트와일라잇 스파클을 치료해줄 베네보레를 찾아내어 반드시 기한 내로 돌아오리라!”
바싹 붙어있던 두 꼬리는 악수라도 하는 양 위 아래로 흔들거린 뒤 떨어졌다.
“자, 우리 귀염둥이. 이제 잠자리에 드는 게 어떻겠니? 시간이 정말 많이 늦었단다.”
“알겠어. 근데 언니도 이제 자는 게 좋을 것 같아. 애플블룸이 그러는데, 걔네 언니는 내일 엄청 이른 아침에 출발하고 싶어 한대.”
“걱정하지 마렴. 짐은 이제 거의 다 쌌단다.” 래리티는 여동생의 볼에 코를 비볐다. “좋은 꿈꾸렴.”
“잘 자, 언니.”
스위티 벨은 총총대며 문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이내,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
“사랑해, 언니.”
“나도 그렇단다, 우리 사랑스런 동생.”
스위티 벨의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멀어져 갔다. 래리티는 방문을 닫고 다시 짐 싸는 작업에 착수했다.
으흠, 좋아. 재충전되는 기분이야.
래리티는 어린아이 특유의 진지함에 대해 생각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꼬리 감기 약속이라고 해도, 어차피 그냥 약속일뿐인데 말야!
래리티의 뿔이 반짝거렸다. 방금 전 그녀를 괴롭혔던 열두 벌의 캐시미어 스웨터들이 일시에 공중에 떠올랐다.
하지만 새하얀 유니콘은 이번엔 어렵지 않게 결정을 내렸다.
“지금 기분이.......굉장히 핫-핑크하거든.”
그녀는 핫핑크 스웨터만 안장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나머지 열 벌은 죄다 서랍에 도로 집어넣었다.
열 벌?
“저런, 널 잊어버렸었구나.”
래리티는 바닥에 흘러내려가 있었던 짙은 파란색 스웨터를 뒤늦게 발견했다.
늘 하던 대로, 래리티는 그 파란색 스웨터를 공중으로 띄.......우려고 했다. 그러나 이내, 그녀는 조금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래리티는 짙은 파란색 스웨터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짙은 파란색 스웨터. 어디에 있었지? 캐시미어 스웨터들이 있는 서랍. 서랍. 서랍.
그녀는 다른 캐시미어 스웨터들과 함께 얌전히 서랍에 들어가 있는 짙은 파란색 스웨터를 상상하며 정신을 집중했다.
새하얀 뿔에서 마력이 일렁이더니 스파크가 일었다. 시야가 흐려졌다. 래리티는 자신이 마력의 통제권을 잃고 있음을 느꼈다. 상황이 영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재빨리 마법을 멈췄다. 뿔에서 튀던 스파크가 멈추고, 빛도 곧 사라졌다.
또 다시-실패했다.
래리티는 너무도 많이 실패해왔고, 그 대가는 언제나 그녀 주변의 소중한 포니들이었다. 푸른 눈동자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나왔다. 그녀는 그대로 주저앉아 훌쩍거렸다.
못 해. 나는 못한다구! 나는 실패 덩어리 그 자체야. 친구도 다치게 만들고.......
“트와일라잇, 미안해! 정말 미안해.......트와일라잇.......”
래리티는 다리 사이에 고개를 파묻은 채 숨죽여 울었다.
-
그 날의 이른 아침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찬란하고 눈부셨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고, 드문드문 남아있던 별들도 루나 공주의 퇴근과 함께 서서히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래리티는 서재의 책상 앞에 서 있었다. 책상 위에는 현수막이 깔려 있었고, 래리티는 그 위에 현수막 크기에 맞는 커다란 글자들을 마법으로 적느라 바빴다.
그 때, 노크 소리가 그녀의 작업을 방해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마지막 한 글자까지 적은 뒤, 그녀는 카루셀 부티크의 1층 메인 홀로 달려 나갔다.
“지금 나가요!”
출입문을 연 그녀는 문 앞에 서 있는 이를 보고 반갑게 웃어보였다.
샛노란 색의 페가수스, 플러터 샤이였다.
“안녕, 자기! 정말 눈부신 아침이지? 난 준비 끝났어!”
래리티는 그녀를 부티크 안으로 안내했다.
“아, 으응. 좋은 아침, 래리티. 혹시 내가 너무 빨리 온 거면.......”
“전혀 문제될 거 없어, 플러터 샤이, 자기. 시간은 2주 밖에 없고, 목적지는 멀잖니. 빨리 출발할수록 좋겠지. 다만 이 현수막은 걸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래리티는 마법을 이용해 서재에서 현수막을 가지고 나왔다. 그녀는 틀린 글자가 없는지 검토하며 입을 열었다.
“내가 없는 동안 부티크를 맡아준다니, 이거 고마워서 어쩌지?”
“고맙긴 뭘, 내가 포니빌에 안전하게 있는 동안, 래리티 넌 트와일라잇을 돕기 위해 엄청난 모험을 떠나는 거잖아.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지.”
“아, 플러터 샤이, 자기야.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마.”
래리티는 현수막의 마지막 글자 ‘’다‘ 를 정교하게 고쳐 쓰며 말했다.
“트와일라잇에겐 자기와 핑키가 꼭 필요해. 자기도 말했었잖아. 우리가 트와일라잇을 위해 해주는 일이나 자기랑 핑키가 트와일라잇을 위해 해주는 일이나 똑같이 중요하다고. 우리 모두에겐 트와일라잇을 지키기 위한 각자의 역할이 있어.”
플러터 샤이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랬었지.”
래리티는 깃펜을 교체하고 잉크 마개를 닫은 뒤 마법으로 현수막을 들어올렸다. 떠오른 현수막은 탈의실과 작은 무대, 천으로 된 장식용품 위를 지나 출입문 위에 안착했다. 현수막에는 [교환만 가능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결과물에 만족스러워하며, 새하얀 유니콘은 문 옆에 내려놓았던 안장 가방을 등에 맸다. 그녀는 고정 벨트를 조절해 안장 가방을 등에 안전히 밀착시켰다.
“이제 다른 애들한테 가볼까?”
래리티가 제안했다.
-
두 포니는 밤의 여명이 채 가시지 않은 회색빛의 포니빌 매인 시가지Mane Street를 걸었다.
래리티는 야경꾼에게 약식이지만 기품 있는 경례를 보냈다. 정작 그 야경꾼은 울타리에 기대 하품을 하고 있었지만.
플러터 샤이는 래리티보다 한걸음 정도 뒤에서 걷고 있었다. 부드럽게 늘어진 긴 분홍색 갈기가 봄바람에 하늘거렸다. 그녀는 문득 어깨 너머로 고개를 돌렸다. 지평선에서 범람하는 황금색 태양빛이 세상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셀레스티아 공주가 본격적으로 태양을 띄우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곧 이퀘스트리아의 모든 것들이 태양을 관장하는 알리콘의 은혜를, 새 날을 시작하기 위한 빛을 받게 될 것이었다.
매인 시가지에서 스테퍼 거리Stepper Street로 빠져나올 때까지도 두 포니는 침묵을 지켰다. 그들 모두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래리티는 자신이 낯선 땅으로의 긴 여행에 도전할 준비가 되었는지 아직까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절대 포기할 순 없다는 거지. 트와일라잇이 날 필요로 하니까.
포니빌의 경계에 거의 다다르고 나서야, 두 포니는 라벤더 색 유니콘을 발견했다. 그 라벤더 색 유니콘은 핑키 파이, 레인보우 대시, 애플잭과 함께 서 있었는데, 이들 외에도 빅 매킨토시와 심지어 꼬맹이 애플블룸도 있었다. 이 작은 노란색 망아지는 큰 하품을 내뱉으면서도 고양된 눈빛은 숨기지 못했다.
짐을 다 챙겨왔는지 스무 번째로 확인하던 애플잭의 시야에,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래리티와 플러터 샤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다들 잠은 잘 잤나? 좋은 아침이데이!”
짐짓 쾌활하게 인사를 건넨 애플잭은 곧바로 코를 안장 가방에 처박고 스물한 번째 짐 검사를 시작했다.
“어데 보자, 조끼, 스카프, 사과, 각도기, 담요, 사과.......”
“좋은 아침이야, 얘들아.”
트와일라잇이 말했다. 래리티는 반사적으로 트와일라잇의 뿔을 곁눈질했다. 보라색 뿔 끝부분의 검은 반점에서 검은 줄 하나가 삐죽 내려온 것이 보였다.
저거, 어젠 분명히 없었는데.
“어, 으응.......좋은 아침이야, 트와일라잇 자기. 기분은 좀 어때?”
“조금 피곤하긴 한데, 괜찮아. 나쁘지 않아.”
“아침 먹고 나면 말이지, 트와일라잇을 슈가큐브코너로 데려갈 거야!”
핑키 파이가 활기차게 선언했다.
“시나몬 롤빵을 구워줄 거거등!”
“와아, 정말 맛있겠는걸.” 플러터 샤이는 발굽을 앞으로 모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롤빵이고 뭐고 다 좋은데 말야, 다 모였으니 이제 슬슬 출발하면 안 될까, 응?”
레인보우 대시였다. 성급한 푸른색 페가수스는 정지비행을 하며 공중에서 발굽을 굴러대고 있었다.
“우리 시간 없잖아, 그치?”
“글킨 헌디.......잠시만 있어봐라.” 스물한 번째 짐 검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었다.
“AJ! 엔간히 좀 혀! 짐 검사만 벌써 몇 번째여? 다 챙겼응께 걱정 말어!”
“하이고, 씨끄러버라. 알았다, 마.”
오렌지 색 어스 포니는 툴툴대며 안장 가방을 닫았다. 빅 매킨토시는 안장 가방의 엉덩이 쪽 끈을 조절했고, 애플블룸은 안장 가방의 가슴 쪽 끈을 조절했다. 이로서 안장 가방은 안전하게 애플잭의 몸에 고정되었다.
“좋데이. 자, 그럼 래리티? 레인보우? 다 준비 됐겄제?”
“난 늘 준비되어 있었어.”
시큰둥한 레인보우 대시와는 달리 래리티는 미련이 뚝뚝 흘러넘치는 투로 말했다.
“필요한 건 다 챙겨온 것 같아.......사실 내 방을 통째로 들고 오고 싶었지만.”
트와일라잇은 길바닥에 놓아두었던 책을 입으로 물어 한쪽 앞발굽 위에 올려두었다.
“저기 혹시, 너희들 중에 가방에 자리 남는 포니 있어? 어젯밤에 도서관에서 좀 조사를 해봤는데, 이퀘스트리아 바깥에 대한 책들이 좀 있었어. 그 책들 중 이게 가장 작더라. 그래서 가져왔어.”
책은 초록색이었고 표지엔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제목은 [이퀘스트리아 외부 지역 조사].
“내 왼쪽 안장 가방에 자리가 좀 있을 거야.”
래리티가 마법으로 트와일라잇의 책을 집어 자신의 왼쪽 안장 가방에 넣었다. 책은 선글라스와 선크림 사이에 쏙 들어갔다.
“이.제. 다 준비 끝난 거겠지?” 대시가 투덜댔다.
애플잭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오빠와 여동생을 마지막으로 한 번씩 바라보았다. 그녀의 초록색 눈동자에는 두려워하는 기색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정직의 원소 수호자라는 이름이 운다 아이가, 이거.
“.......응. 이제 다 된 것 같데이.”
“정말, 모두들 너무 고마워!”
트와일라잇은 울먹이며 애플잭과 코를 맞댔다. 그 다음 래리티에게도 다가가 똑같이 했다. 래리티와 인사를 마친 그녀는 레인보우 대시를 올려다보았다.
“이거 참.”
눈동자만 굴리던 레인보우 대시는, 그러나 이내 소중한 친구에게 내려와 코를 맞댔다.
“너희들의 용기와 친절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나는 정말.......”
“벌써 그렇게 힘 빼지 말 그래이, 귀염둥이 가스나야. 우리 아직 꽃 몬 찾았다. 우리가 꽃 찾고 돌아오면, 그 때 가서 고마워하그라, 그 때 가서.”
애플잭은 애플블룸에게 시선을 돌렸다.
“애플블룸. 내 없는 동안에도 잘해야 한디. 알긋나? 언니 먼 길 갔다 왔는디 그동안 니가 막 못나게 행동하고 다녔다 이런 소리 들리면 안 되겄지? 그제?”
“넵, 명심하겠습니다!” 애플블룸은 가슴을 쭉 펴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맥 오빠. 오빠도 조심하고. 너무 무거운 거 나를 땐 다른 포니들헌티 도와달라 허고. 알겠제?”
“이-엽.”
애플잭을 지켜보던 래리티도 입을 열었다.
“플러터 샤이, 자기. 혹시 손님이 너무 요구 사항이 많다거나, 자기를 함부로 대한다거나 싶으면 그냥 쫓아내고 부티크 문 닫아버려! 알겠지? 점주 허가 사항이야.”
“아, 아냐, 래리티. 걱정하지마. 난 책임감 있게 일할거야.”
“스위티 벨은 1주일 정도는 부모님 집에 가있겠지만, 그 뒤엔 부티크에 돌아 올 거야. 가끔은 걔도 좀 돌봐주라.”
“날 믿어, 래리티.” 플러터 샤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갔다 와, 레인보우 대시!”
핑키 파이가 외쳤다. 놀라우리만치 높이 뛰어 오른 그녀는 ‘정지 비행 중인’ 친구와 코를 맞댔다. 곱슬거리는 분홍색 갈기가 푸른 페가수스의 뺨을 간질였다. 대시는 킬킬대며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이지, 핑키. 무조건 재미있을 거라구.”
“자, 이젠 진짜 됐겄제?”
애플잭은 발굽으로 지면을 한 번 내리쳤다. 아무도 정한 이는 없었지만 애플잭은 이 세 포니들의 리더격의 역할을 하고 있었고, 래리티와 레인보우 대시도 군말 없이 이 구도를 따르고 있었다.
“래리티, 레인보우. 다 준비됐나?”
“버어얼써 끝났지!” 대시가 소리쳤다.
“준비됐어, 애플잭.” 래리티는 어깨를 곧게 펴며 말했다. “가보자.”
“좋아, 그럼! 이이이-하!”
오렌지 색 어스 포니가 그녀 특유의 쾌활한 울음소리를 내질렀다.
“트와일라잇, 핑키, 플러터 샤이, 그리고 맥 오빠, 애플블룸! 모두 잘 지내고 있그래이!”
애플잭은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녀는 핑키 파이를 흘깃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한껏 올리며 소리쳤다.
“베네보레 원정대! 전원-앞으로!”
애플잭은 전속력으로 내달렸다. 천둥 같은 발굽 소리가 길을 따라 울려 퍼졌다.
“모두 안녕!” 래리티가 애플잭의 페이스에 맞춰 달리며 외쳤다.
“좋아, 가보자!”
레인보우 대시는 날개를 치며 앞으로 나아가더니 순식간에 애플잭을 따라잡았다.
“모두들 다음에 다시 보자고!”
이 작별 인사로 이별은 끝나고 여행이 시작되었다. 애플잭, 레인보우 대시, 래리티는 친구들과 집, 친숙했던 모든 것들을 포니빌에 남겨둔 채 떠났다. 그들의 등 뒤로 점점 작아지던 포니빌은 이내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아가야할 길과 나아온 길의 모습이 다르지 않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아가야할 길과 나아온 길의 모습이 다르지 않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Chapter 04 끝.
https://www.fimfiction.net/story/182859/4/its-a-dangerous-business-going-out-your-door/chapter-4
'Dangerous Business~Saga > [1부] It's a DB, GOYD.' 카테고리의 다른 글
It's a Dangerous Business, Going Out Your Door 6화 (0) | 2022.06.17 |
---|---|
It's a Dangerous Business, Going Out Your Door 5화 (0) | 2022.06.17 |
It's a Dangerous Business, Going Out Your Door 3화 (0) | 2022.06.16 |
It's a Dangerous Business, Going Out Your Door 2화 (1) | 2022.06.16 |
It's a Dangerous Business, Going Out Your Door 1화 (0) | 2022.06.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