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3.
Written by. Jetfire2012
Translated by. BlackS
열기구의 고도가 천천히 낮아졌다. 두 페가수스는 열기구와 속도를 맞췄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들 모두, 조금 전 목도한 충격적인 진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열기구가 완전히 착지하자, 일행은 터덜터덜 열기구에서 내렸다.
보다 못한 정직의 원소 수호자가 침묵을 깨트렸다.
“거, 솔직히 이 상황에서 거리가 대수가? 포션 맹근답시고 여서 3주 동안 지지리 볶고 앉아있음 뭐하긋노? 그 시간이면 충분히 갔다 오고도 남긋다! 함 해보자, 가스나들아!”
“사실 3주 거리도 아니야, 나한테는.”
레인보우 대시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내 최고 속도로 가면, 왕복 이틀이면 될 거라고.”
“잠깐, 레인보우, 니 혼자서 갈 작정이가? 그 먼 데까지 갔다 오는 기를 달랑 포니 하나한테만 맡기는 건 영 편치가 않은디.”
애플잭의 만류에 대시가 고개를 갸웃댔다.
“그럼 어쩌라고? 다른 페가소스도 데리고 갈까? 할 수 있긴 해. 나한테 신세졌던 애들이.......일단 레드 코멧. 내가 걔 화이트 디몬하고 발굽씨름 붙을 때 이길 수 있게 도와줬거든!”
“잠깐, 레인보우. 소스라고 하니까 왠지 네 친구 분들이.......맵거나 느끼할 것 같잖니. 이퀘스트리아 표준어법에 따르면, 페가‘소스’가 아니라 페가‘수스’ 라고 해야 해.”
래리티가 레인보우 대시의 표현을 지적하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페가수스 분들은 모두 내일 있을 씨앗 파종 작업을 준비하고 있을 거고.”
레인보우 대시는 두어 번 눈을 끔벅이다가 멀거니 대꾸했다.
“아 참, 그래. 그게 있었지. 네 말이 맞아. 그것도 이것도.”
“니 설마 그걸 잊어버렸던 기가?! 쟁기포니의 날 기념행사 중 그게 가장 의미 있는 행사인디! 봄맞이 씨앗 파종!”
어스 포니인데다가 농가의 자식인 애플잭으로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실수였다.
“포니빌의 페가수스라믄 죄다 그 행사에 차출될 기다. 우릴 도와줄 수 있는 페가수스는 하나도 없을 게 분명하데이!”
“아오, 그럼 이제 어쩌라고? 그냥 땅쟁이 포니들이나 데려갈까?”
“뭐? 땅쟁이? 가스나 말본새 봐라? 니 방금 머라캤노?”
애플잭이 푸른 페가수스의 턱밑까지 달려들었다.
“뭐야, 몰랐어? 그럼 알려줄게. 니들 못 날아!”
이에 질세라 레인보우 대시도 으르렁댔다.
“이제 2주에서 많이 쳐줘도 2주 반 남았다고 제코라가 그랬지. 근데 난 이번 일 그렇게 아슬아슬할 때까지 끌고 가기 싫어. 최대한 빨리 베네보레를 구해오고 싶다고! 하지만 만약 걸어서 산을 넘어야 하는 녀석들하고 같이 가게 된다면, 그건 절대 불가능하겠지!”
“그 잘난 윙파워로 니 혼자 하루 만에 아치백 산악지대에 도착했다 쳐도, 만약 베네보레를 못 찾으면 그 땐 어떡할 긴데?”
오렌지색 어스 포니가 쏘아붙였다.
“니가 가드닝의 ㄱ이라도 아나? 레인보우. 살면서 꽃 찾으러 다녀본 적 한 번이라도 있나?”
“밝은 보라색 꽃이잖아. 딱 보니 눈에 띄겠더만. 그걸 어떻게 못 찾겠냐?”
“그리고 하나 더! 이퀘스트리아 국경 너머라는 건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보호 마법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는 뜻이데이! 생각 좀 해봐라, 이 모지리 가스나야. 이퀘스트리아 한복판에 있는 포니빌도 괴물들한테 심심치 않게 공격 받는디, 저 밖은 꼬라지가 어떻겠노?”
“우우우우-!, 맞아아아!”
핑키 파이가 애플잭과 레인보우 사이에 끼어들었다. 분홍색 솜사탕 같은 갈기에 푹 감싸인 애플잭과 레인보우는 기침을 내뱉으며 뒤로 물러섰다.
“바실리스크도 있을 거고, 버닙도 있을 거고, 발록도 있을 거고.......아, 세계뱀도 있을 지도 몰라!”
<“바실리스크도 있을 거고, 버닙도 있을 거고, 발록도 있을 거고.......아, 세계뱀도 있을 지도 몰라!”>
“세계뱀이 뭐야?” 애플블룸이 물었다.
핑크색 어스포니는 애플블룸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뱀이지, 바보야! 전 세계를 감쌀 정도로 큰 뱀!”
“어쨌든, 넌 내가 베네보레를 못 찾을 거다, 이거지?”
레인보우 대시는 핑키 파이를 우회해 지나쳤다. 그리곤 자신의 콧잔등으로 애플잭의 콧잔등을 밀어붙였다.
애플잭 역시 지지 않고 맞붙었다.
“주딩이 닫고 귀 좀 열고 살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 듣겠노? 니가 못 찾을 거라는 기 아이라, 무지성으로 냅다 달려들고 글면 안 된다는 거데이. 적어도 니보단 섬세한 포니들을 몇 데려가는 게 나을 기다!”
“예를 들면 누구? 너?”
애플잭은 주춤대며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그녀는 모든 친구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얘기가 갑자기 와 이리 됐노? 포니빌을 떠나? 이퀘스트리아를 떠나? 내가? 말도 안 되는 소리데이!
애플잭은 줄곧 포니빌에서만 살아왔다. 망아지였던 시절 잠시 매인해튼에서 살아보긴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 그녀는 포니빌 반경 40마일 밖으로는 나가본 적이 없었다. 미지의 장소로 떠난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아니, 감히 생각조차도 할 수 없었다.
“뭔소리고. 내는 아니다. 내 말고.......”
“애플잭 언니야! 언니가 가야 돼!”
애플블룸이 강권했다. “언니는 가자마자 바로 베레보레를 찾을 수 있을 걸!”
“베.네.보.레. 란다, 애플블룸.”
플러터 샤이가 여전히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이번엔 거의 다 맞았구나. 아까웠네, 그렇지?”
플러터 샤이와 애플블룸은 마주보며 빙그레 웃었다.
애플잭은 미간에 발굽을 갖다 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찌푸려진 미간 주름 사이로 고뇌가 배어나왔다.
“내는.......마, 그럼, 봄맞이 씨앗 파종은 우짜고? 우리 과수원은 올해엔 남쪽 지역에도 씨를 뿌리기로 했는디.......내가, 꼭 있어야 될끼다.”
오렌지 색 어스 포니는 스스로에게 변명하듯 중얼거렸다.
“빅맥 오빠랑 내가 다 할 수 있어! 아니면 언니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고!”
작고 노란 망아지가 신나게 발굽을 구르며 말했다.
“애플잭 언니! 언니는 포니빌에서 가장 터프하고 믿음직한 포니잖아! 늦지 않게.......베, 베네보레를 가져올 수 있는 포니는 언니밖에 없다구!”
“늦지 않게?”
레인보우 대시가 애플블룸의 말을 반복했다. 놀랍게도, 그녀의 목소리는 담백하게 진지했다. 으레 담겨있던 우월감 섞인 조롱기 따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날개 없는 포니가 거기까지 '늦지 않게' 갔다 온다고? 말도 안 돼. 다들 아까 봤잖아. 아치백 산악지대는 여기선 잘 보이지도 않아. 그런 곳까지 가서, 꽃을 찾고, 돌아오는데 2주라고, 가자마자 운 좋게 바로 꽃을 찾아낸다 쳐도 가는데 1주 오는데 1주야. 애플잭. 너 그렇게 빨리 뛸 수 있어?”
장밋빛 눈동자가 서늘하게 애플잭을 노려보았다. 애플잭은 그 시선을 외면했다.
“어.......얘들아?”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친구들 간 분위기가 험악해진 상황에 불안을 느꼈다.그녀는 레인보우 대시와 애플잭을 번갈아 쳐다보며 아무 말이나 주워섬겼다.
“그러면, 어, 음.......그게, 이렇게 한 번-”
그 때, 줄곧 침묵을 지키던 스파이크가 입을 열었다.
“내가 좀 도와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모든 포니들의 시선이 스파이크에게 집중되었다. 그 새끼용의 침묵이 너무 길었던 탓에, 일행은 순간적으로 그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스파이크, 그게 무슨 뜻이야?”
“일단 따라와 봐.”
스파이크는 일행에게 손짓하며 마을로 향했다.
-
스파이크는 짧고 통통한 다리로 열심히 달렸다. 그래봤자 포니들이 빠른 걸음으로 총총대는 것보다 느리긴 했지만, 일행은 모두 새끼용과 보조를 맞췄다.
도서관에 들어선 스파이크는 쌓여있는 책 무더기와 계단을 번갈아 밟으며 위층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가 함께 쓰는 방이었다. 트와일라잇이 그를 따랐고, 나머지 일행은 1층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댔다.
“스파이크? 뭘 하려는 거야?”
트와일라잇은 계단 꼭대기이자 방 입구에 서서 물었다.
“좀 찾고 있는 게 있어서!”
스파이크의 목소리가 방 한구석에 있는 옷장 깊은 곳에서부터 들려왔다.
“여기 있을 텐데.......찾았다!”
스파이크는 옷장에서 몸을 빼낸 뒤 곧장 방 입구로 쇄도했다. 트와일라잇은 허둥대며 길을 내주었고, 새끼용은 부산스레 방을 빠져나갔다.
트와일라잇은 짧은 한숨을 내쉬며 조수의 뒤를 따라갔다.
모든 포니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1층에 내려간 스파이크는 한쪽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자, 이걸로 시간을 좀 더 아낄 수 있어!”
비늘 달린 작은 손에는 코르크 마개가 달린 작은 유리병이 꼭 쥐어져 있었다.
“빈 병.......이지?”
공격적인 말투로 들리지 않도록 노력하며, 플러터 샤이가 물었다.
“지금까지는 그랬지!”
스파이크는 유리병의 마개를 열고 입구에 입술을 갖다 댄 채 숨을 내쉬었다. 번쩍이는 초록 불꽃이 병 안에 들어차자, 그는 입을 떼고 곧바로 마개를 닫았다. 그리곤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유리병을 높이 들어올렸다. 병에 갇힌 불꽃은 신경질적으로 움직이며 제 몸을 유리벽에 문대고 있었다. 그것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보라색이 되기도 했고 밝은 녹색이 되기도 했다.
“다들 알겠지만, 이건 내가 셀레스티아 공주님께 편지를 보낼 때 사용하는 특별한 불이야. 공주님도 이 불을 사용해서 답장을 보내시지. 캔틀롯에 있는 공주님의 태양궁에는 이 불꽃의 화로가 있거든. 어.......사실 내 불꽃은 그 화로에 있는 불꽃과는 조-금 다르지만, 방금 내가 마법을 좀 썼지. 이 병에 있는 불꽃은 이제 공주님의 화로에 있는 불꽃과 거의 비슷해졌어. 뭔가를 전달할 때 이 불꽃을 사용하면, 공주님이 쓰실 때처럼 곧장 나한테 전달되어 내 입으로 뱉어 질 거야. 그러니까, 만약 너희가 베네보레를 찾으면 이 불을 써! 그럼 곧장 나한테 전송될 테니까!”
“그 말은, 꽃을 찾고 난 다음에도 급하게 돌아올 필요가 없다는 거네!”
트와일라잇의 눈망울이 촉촉해졌다.
“아, 스파이크.......” 그녀는 작은 용이 바닥에서 들릴 정도로 세게 끌어안았다.
스파이크는 친구의 목을 마주 껴안으며 웃음 지었다.
“이봐, 내가 괜히 제일가는 조수겠어?”
“산에 가는 데만 2주일이 걸려도 된다는 거지!”
애플블룸이 말했다. 그녀의 반짝이는 눈빛이 다시 한 번 애플잭을 향했다.
“언니야, 2주래! 갈 수 있어!”
“.......”
애플잭은 눈앞의 애플블룸 뿐 아니라, 몇 걸음 떨어져있는 트와일라잇 스파클도 자신을 보고 있음을 느꼈다. 그 가련한 라벤더 색 유니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은 올곧고 선명했다. 그녀는 울기 직전처럼 보였지만 울지 않았다. 그 대신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 가스나도 참 용타, 내가 실패할 거란 생각은 즈-언혀 안 드는 갑지? 이제 안 되겠다. 아무래도 솔직하게 대답해줘야 쓰겄다.......
“그렇다면야, 내가 나서봐야것제.”
애플잭은 고개를 들고 당당히 선언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절친한 친구로부터의 전폭적인 신뢰가 그녀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와! 애플잭 언니가 간다! 애플잭 언니가 간다!”
애플블룸은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다.
“고마워, 애플잭.” 트와일라잇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잘됐네.”
레인보우 대시가 붉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애플잭에게 다시 한 번 콧잔등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명심해. 만약 네 페이스대로 가다가 13일째까지도 아치백 산악지대에 도착하지 못하면, 난 바로 날아가서 혼자서라도 베네보레를 찾을 거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려면 그래야겠제, 레인보우 대시.”
애플잭은 선선히 동의를 표했다. 그리곤 잘난 체하는 무지갯빛 갈기의 페가수스를 향해 야유하듯 말했다.
“근디 그것도 다 니가 따라왔을 때 얘기 아이가.”
“뭐?!” 레인보우 대시가 으르렁대며 소리쳤다. “당연히! 가지! 나도 가야지! 당연히!”
“가스나야, 니 목청 내 귀청 다 떨어지겄다. 거, 니가 아직 공식적으로 자원을 하진 않았으니께.”
“지금 하잖아! 공식적으로!”
레인보우 대시는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
“나, 레인보우 대시는 아치백 산악지대까지 간다! 애플잭과 같이!”
“씩씩허이 좋네.”
애플잭은 일행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제코라, 우리 없는 동안 트와일라잇 좀 부탁해도 되겠심꺼?”
“오두막엔 관리해야할 것이 많으니. 그러나 포니빌엔 환자 있으니, 매일 적어도 한 번씩은 도서관에 들르겠다고 약속하리.”
“고맙심더.”
애플잭은 나머지 일행을 바라보았다.
“스파이크는 무조건 남아야겠고, 그 외에도 둘 정도 트와일라잇하고 같이 남아있어야지 싶은디. 떠나는 건 세 명이면 되지 않긋나?”
“애플잭. 내 병수발 들어줄 포니가 그렇게 많을 필요는 없어.”
트와일라잇이 항의하자, 플러터 샤이가 앞으로 나섰다.
“아니야, 트와일라잇. 지금은 심각한 상황이잖아. 네 몸은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커. 이럴 땐 도움 받는 걸 불편해하면 안 돼.”
<"네 몸은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커. 이럴 땐 도움 받는 걸 불편해하면 안 돼.”>
제코라도 그 말에 동의했다.
“옳은 말일지니. 자네의 뿔 부패증은 2주 동안 점점 더 악화되리. 인상을 찌푸리는 것 정도로는 참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 엄습해 올지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애플잭이 플러터 샤이에게 조심스레 권했다.
“플러터 샤이. 니는 남는 게 낫지 않긋나? 여행길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하는 소리가 아니데이. 니는 원체 생물 돌보는 게 특기지 않나?”
달콤한 노란빛의 페가수스는 빙긋 웃어보였다.
“물론이지, 애플잭. 내가 트와일라잇과 같이 있을게.”
“그럼 이제 하나만 더 따라 와주면 되겄는디.......”
두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애플잭은 이내 결정을 내렸다.
“.......핑키 파이. 같이 갈끼가?”
“오오오-이이예! 정직의 원소와 함께하는 진짜배기 모험이야! 미지의 공포로 가득 찬 위험한 대지를 건너는 엄-청 험난한 모험!”
포니 모양의 분홍 구름이 제자리에서 팡팡 튀어 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높이 쳐들며 씨익 웃었다.
“물론 갈 거야! 당연히! 그런데 그 전에, 우리 모험 트리오 이름은 뭐로 할까? 이런 건 이름부터 붙여야 하는 법이야. 두근두근하지 않니 얘들아?! 베네보레 원정대Fellowship Of The Beneviolet라던가 어때애-?”
아이고마, 레인보우 대시에 핑키 파이.......귓구멍이 따가울 지경이데이.
애플잭은 발굽으로 미간을 문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자기들, 잠깐만.”
쥐죽은 듯 있던 래리티가 갑작스레 제동을 걸었다.
“내가 가고 싶어. 핑키 파이, 너만 괜찮다면 말이야.”
새하얀 유니콘에게 흥미와 호기심이 뒤섞인 시선들이 집중되었다.
“갑자기 왜?”
일행 모두가 하고 싶어 하던 질문이 레인보우 대시의 입을 빌어 던져졌다.
“우린 지금 원정 쇼핑 같은 걸 가는 게 아니야!”
“위험한 여행길이 될 기다, 래리티.”
애플잭도 대시의 말에 힘을 보탰다.
“물론, 그건 나도 예상하는 바야.”
래리티가 대답했다. 그녀는 자신이 내뱉는 말에 스스로 짓눌리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는.......가야만 해. 트와일라잇은 날 도와주려다가, 그, 그렇게 된 거잖아. 내가 이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해. 그런 생각이 들어.”
“래리티. 그건 네 잘못이 아니었다고 말했잖아.”
“최소한 간접적으로는 내 잘못이지. 소중한 트와일라잇.”
래리티는 트와일라잇을 돌아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게다가, 색을 구별하는 데 있어선 포니빌에서 날 따라올 포니가 없어. 나는 만발한 꽃들 사이에서 쉽게 베네보레를 찾아낼 수 있을 거야.”
그러자 핑키는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래리티. 그럼 네가 가! 난 포니빌에서 너희들 집에 불 안나나 잘 보고 있을겡!”
“지금 생각해보니 래리티를 데려가는 게 나쁘지 않은 생각인 것 같기도 허고. 마법이 아니어도, 색깔에 예민한 래리티의 재능은 분명 유용하겄제.”
“그래. 우리 발목만 잡지 않는다면 말이지.”
대시가 뾰로통하게 토를 달자, 래리티는 꿋꿋하게 받아쳤다.
“장담하는데, 레인보우. 자기가 걱정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난 충분히 따라갈 수 있어. 충분히.”
“좋아, 그럼.......다 됐제?”
거친 농군의 발굽이 마루를 한 번 세게 내리쳤다.
“래리티, 레인보우 대시, 그리고 내가 아치백 산악지대로 가서 베네보레를 따오는 거데이! 늦어도 2주 안에!”
“.......”
목이 메어왔지만,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웃음을 지었다.
감정이라는 바다에서 거친 파도를 만난 것 같은 날이었다. 평화로웠다가, 폭력적이었으며, 비극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절망의 한가운데서 희망의 불꽃이 피어오른 지금.
하지만 트와일라잇은 지금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껏 한 번도 자신의 문제를 다른 포니들의 발굽에 온전히 맡겨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다른 포니들의 골칫거리들을 도맡아 해결해왔었다. 오랜 연구를 통해 얻은 마술과 재능, 지식을 이용해서.
이제 이 라벤더 색 유니콘은 자신을 도우려는 다른 이들을 믿어야 했다. 만약 그들이 실패한다면, 그 대가는.......
걔들은 절대 실패하지 않아. 내 친구들이잖아. 지금껏 한 번도 날 실망시킨 적 없는, 내 친구들.
“모두들, 정말 고마워.”
트와일라잇은 친구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도서관이었던 나무의 한 쪽 벽이 통째로 사라진 탓일까, 그 어느 때보다도 밝은 햇빛이 친구들에게 비춰지고 있었다. 친구들, 느긋함, 즐거움 그리고 포니빌의 모든 것이 햇빛 아래에 있었다.
그녀는 문득 그것들에 대한 부러움을 느꼈다.
“근데 있지.......우리, 지금이라도 축제 보러 갈 수 있을까? 나 이번 쟁기포니의 날은 꼭 즐겨보고 싶었거든.”
애플잭이 다가와 트와일라잇의 볼에 코를 비볐다.
“당연하제, 요 귀염둥이 가스나야. 짐은 오늘 밤에 쌀 거니께, 해 떠있는 동안은 가서 좀 놀아보재이!”
오렌지 색 어스포니가 앞장섰고, 라벤더 색 유니콘이 그녀와 발굽을 나란히 했다. 다른 친구들도 그들을 따라 포니빌을 비추는 햇빛 아래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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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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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erous Business~Saga > [1부] It's a DB, GOYD.'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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