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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erous Business~Saga/[1부] It's a DB, GOYD.

It's a Dangerous Business, Going Out Your Door 1화

by BlackS 2022. 6. 16.

Chapter 01.

 

Written by. Jetfire2012

Translated by. BlackS

 

 

 

  크게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그 날도 서막만큼은 포니빌의 여느 날들처럼 소박하고 즐겁기만 했다. 그 날은 쟁기포니의 날Plowpony’s day’이라는 이름의 공휴일이기도 했는데, 이는 예로부터 이퀘스트리아의 드넓은 농경지를 경작해온 어스 포니들의 노고를 국가 차원에서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이 날 포니빌의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엄청난 수의 마파(馬波)가 마을 어귀의 공원으로 소풍을 나왔다. 초봄의 싱그러운 초록빛 가운데서, 그들은 푸짐하게 싸들고 나온 도시락과 기념행사를 즐겼다.

 

  트와일라잇 스파클에게도 쟁기포니의 날은 전부터 꾸준히 즐겨온 휴일이었다. 캔틀롯에서 바쁜 대학생활을 하던 시절에도 쟁기포니의 날만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 날엔 교수들도 전부 휴강을 선언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최근 사귀게 된 좋은 친구들과 함께 이 날을 기념해본 적은 없었다. 더 정확히는, 어스 포니와 함께 이 날을 보내본 적이 없었다. 이 기념일을 탄생시킨 주역이 어스 포니임에도 그랬다.

  따라서, 올해의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하루 종일 늘어진 채로 쟁기포니의 날을 보낼 순 없게 되었다. 그녀와 함께 행사를 기념할 최고의 다섯 친구들 중에는 어스 포니가 둘이나 있었고, 특히 그 중 하나는 이런 기념일을 그냥 보낼 리가 없는 포니빌 최고의 파티 포니였다.

 

  바로 그 파티 포니의 명랑하고 다급한 목소리와.......

 

  빨리 일어나, 트와일라잇!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잊어버린 거야?! 축하일 준비를 도와야 한다구! 빨리빨리빨리빨리빨리빨리이이-!

 

.......시끄러운 노크 소리가 이른 아침부터 도서관을 뒤흔들었다.

 

  시청 앞 광장엔 행사용으로 구비된 긴 공동 테이블이 있었다. 트와일라잇과 친구들은 그 테이블에서 포니빌의 거의 모든 주민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그 다음에는 빵을 굽고, 건초를 따고, 풍선을 불고, 연을 만들고(연 날리기는 쟁기포니의 날에 열리는 전통적인 행사이다), 천막 꼭대기들 사이에 장식용 끈들을 걸었다. 또한 공원에 간이 무대를 설치했는데, 그 와중에도 춤 경연 대회를 위한 별도의 무대까지 마련하는 등 수완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물론 이 모든 사전 작업들을 트와일라잇이 혼자서 해낸 건 아니었다. 다만 조력자로서 참여했고, 핑키 파이, 래리티, 애플잭, 레인보우 대시, 플러터 샤이 외에도 여러 멋진 친구들이 기꺼이 그녀에게 발굽을 빌려주었다. 이는 봄맞이 행사Winter Wrap-Up 를 준비할 때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식이었다.

 

  이들의 성과에 힘입어, 정오의 공원엔 대중의 흥을 돋울 만한 여러 간이 시설들이 자리하게 되었다. 늙은 암말, 새싹만 봐도 꺄르륵대는 어린 망아지들을 비롯해 건장한 숫말, 젊은 조랑말, 부모와 자식들에 이르기까지 포니빌에 사는 모든 포니들이 좋은 음식을 즐기고 따뜻한 봄볕을 만끽하기 위해 공원에 나와 있었다.

 

  트와일라잇과 다섯 친구들은 오래된 참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따라 너울대는 짙은 녹음 사이로 이따금씩 황금빛 햇살이 반짝였다. 그들은 빵, 건초, 사과를 돗자리 위에 내놓고 간단한 점심식사를 즐겼다.

 

  핑키 파이는 빠른 디저트 삼아 사탕수수를 입에 넣었다. 풍선처럼 통통해진 볼이 우물댈 때마다 잘 구워진 수수 알멩이가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플러터 샤이는 나무 몸통 근처 풀밭에 누워있었는데, 그녀의 애완 토끼 엔젤은 주인의 간곡한 설득에도 한사코 건초 먹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레인보우 대시는 나뭇가지 위에 편안히 누워있었다. 그 모양새는 낮잠을 자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장밋빛 눈동자엔 하늘이 선명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그녀는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모를 구름을 찾아 푸른 하늘을 응시하다가, 친구들을 슬쩍 내려다본 뒤, 다시 하늘을 살펴보았다.

 

  애플잭은 자신이 챙겨온 사과 무더기 근처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두 유니콘이 일으키는 작은 소란을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중이었다.

 

  “할 수 있어, 래리티! 겁쟁이처럼 굴지 말고 한 번 해봐!”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짙은 보라색 눈동자가 흥분으로 빛났다. 연구, 지식의 전달, 교육.......특출하게 박식한 이 포니의 열정에 불을 지필만한 행위는 이 외엔 달리 없을 것이었다.

 

  래리티는 앞발로 땅을 꾹 누르며 몸을 움찔댔다.

 

  “어음, 자기? 나를 도우려는 건 정말 고마워, 정말 고마운데......., 아무래도 이건 뭔가 아닌 것 같아. 자기도 알지? 나 패셔니스타잖아. 마법사가 아니고.”

 

  “아휴, 래리티. 벌써 몇 번째 말하잖아. 텔레포트는 마법에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니까. 물론 마법에 관련된 큐티마크가 있으면 더 쉽겠지만, 연습만 하면 모든 유니콘이 할 수 있어! , 내가 도와줄게.”

 

새하얀 유니콘의 눈부신 푸른 눈동자가 다급하게 깜박댔다.

 

  “.......텔레포트를 꼭 배워야 할 이유가 없어, 트와일라잇. 그렇게 급하게 갈 곳도 없고. 정 급하면, , , 자기가 있잖아?”

 

  트와일라잇은 단호하고 활기차게 고개를 저었다. 밝은 햇살이 그녀의 라벤더 빛 가죽과 그 위에 자리 잡은 큐티마크 : 작고 하얀 별들에 둘러싸인 분홍색 별을 찬란하게 빛냈다.

 

  “래리티. 내가 늘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너도 알겠지만, 마법은 연습할수록 더 능숙해져. 텔레포트의 요령을 익혀두면 다른 마법을 배울 때도 도움이 될 거야!”

 

  “.......”

 

  래리티가 흔들리고 있음을 직감한 트와일라잇은 쉼 없이 설득을 이어갔다.

 

  “생각해봐, 래리티. 너 염동력 잘 쓰잖아. 텔레포트도 원리는 염동력이랑 같아. 다른 물체를 움직이는 대신 자신을 움직이고, 공중을 이동하는 대신 공간과 시간을 이동한다는 게 다를 뿐이야! 참 쉽지?”

 

  래리티의 낯빛이 절망일색으로 어두워졌다. 그러나 트와일라잇은 미소를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속보로 래리티의 코앞까지 다가섰다.

  래리티가 미처 뒷걸음질 칠 새도 없이, 라벤더 색 뿔이 새하얀 뿔과 교차했다.

 

  그 순간, 두 유니콘의 마음이 연결되었다.

 

  래리티. 이건 정말 간단한 거야. 특히 너처럼 창조적인 포니한테는 더욱 쉽지. 넌 뛰어난 상상력을 가졌잖아, 그렇지?

 

  래리티는 자신이 방심하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미 오래 전 부터 그녀는 트와일라잇을 신뢰하고 있긴 했지만, 어찌 됐든 다른 포니에게 자신의 생각을 내보인다는 것은 썩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다.

 

  글쎄, 그렇긴 해. 그녀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과장을 보탰다. 그러니 우리 업계에서 내 명성이 하늘을 찌르는 거 아니겠니?

 

  맞아. 그리고 난 그게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해.

 

  트와일라잇의 생각이자 대답이 래리티의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들판에 서 있는 라벤더 색 유니콘이 보였다. 래리티는 문득, 자신 역시 트와일라잇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음을 느꼈다. 들판 한 구석엔 하얀 울타리가 작게 둘러쳐져 있었다.

 

  텔레포트 마법은 네가 네 상상력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렸어. 목표 지점에 물리적으로 도착하기 전에 정신적으로 먼저 도달해있어야 하거든. 우선, 가고 싶은 장소를 상상하고, 마음속에 그 장소를 그려.

 

  정신공간의 시점이 라벤더 색 유니콘에서 하얀 울타리로 둘러쳐진 구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장소에 있는 네 모습을 상상해.

 

  사라졌던 라벤더 색 유니콘이 하얀 울타리 안쪽에서 다시 나타났다가 원래의 위치로 돌아갔다.

  트와일라잇-정신체의 뿔에서 눈부신 빛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하얀 빛의 폭발과 함께 사라졌다가, 또 다른 폭발과 함께 하얀 울타리 안쪽으로 텔레포트 했다.

 

  트와일라잇은 래리티와 교차시켰던 뿔을 떨어트렸다. 두 포니는 다시금 각자의 정신 공간 속에 홀로 남겨졌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건 결국 마음에 달린 문제야. 이게 어려운 부분이지. 목적지에 도달한 네 모습을 정말 능숙하게 상상해야 하니까. 하지만 그것만 해내면 나머진 쉬워. 상상한 이미지를 마력화해서 뿔에 흘려보내기만 하면 돼. 그러면 마법이 시전될 거야.”

 

  래리티는 한숨을 내쉬었다.

 

  “트와일라잇, 자기? 자기가 내 상상력을 높이 쳐주는 건 알겠는데, 아니, 실제로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난 이런 생각도 들거든? 포니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를 상상하는 거랑 내 자신이 다른 장소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걸 상상하는 거랑은 정말, 굉장히 많이 다른 문제라고 말이야.”

 

  “여기부터.......”

 

  래리티의 항변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라벤더 색 유니콘은 쌓여있는 피크닉 물품들로 향했다. 냅킨 한 장을 집어든 그녀는 래리티로부터 몇 걸음 떨어진 곳으로 걸어간 뒤 들고 있던 냅킨을 내려놓았다.

 

  “.......여기까지.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보자. 래리티. 여기 이 냅킨까지 텔레포트 해봐.”

 

  “워후! 함 해봐, 래리티!”

 

  나무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레인보우 대시가 거들었다.

 

  “정말 어-썸할 거라구!”

 

  래리티는 친구들 모두가 자신에게 기대 섞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음을 눈치 챘다. 심지어 플러터 샤이까지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으래......., 그렇다면야 한 번 해볼 수는 있겠지.”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 그냥 다른 마법을 시전할 때처럼 뿔을 사용하면 돼. 냅킨을 밟고 서 있는 네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잊지 말고.” 트와일라잇이 말했다.

 

  “명심해. 냅킨 위에 서는 거야. 그것만 생각해, 냅킨 위에!”

 

  래리티는 냅킨에 시선을 고정하고 시야를 좁혔다. 그녀는 집중하며 생각했다. 만약 자신의 발굽이 냅킨 위에 닿는다면 보게 될 것들에 대해, 그리고 자신이 있게 될 장소에 대해.

 

  새하얀 유니콘의 뿔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더 집중했다. 냅킨 위에 올라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빛나던 뿔에서 스파크가 마구 튀었다. 하얀 빛이 둥근 파문을 그리며 그녀의 엉덩이까지 퍼져나갔다.

 

ZAPOOM!

 

  하얀 마력으로 이루어진 작은 버섯구름이 웬만한 나무 꼭대기보다도 높이 솟아올랐다.

 

  연기가 걷히자, 배를 바닥에 댄 채 자빠져 있는 유니콘의 모습이 드러났다. 완벽하게 손질되어있던 보랏빛 갈기는 봉두난발이 되어 사방으로 뻗쳤고, 꼬리 역시 갈기보다 낫다고 할 순 없는 모양새로 변해있었다. 그녀의 몸에 깔린 풀밭에는 둥그렇게 탄 자국이 생겨 있었다.

 

  “.......도전은 도전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거야! 첫 도전이라면 더더욱 그렇고!” 트와일라잇이 말했다.

 

  애플잭, 레인보우 대시, 핑키 파이는 기어이 웃음보를 터트렸다. 특히 대시는 어찌나 사납게 웃어댔는지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나뭇가지와 나뭇잎에 뒤엉키며 땅에 떨어졌는데, 그러고도 못내 웃음을 그치지 못했다.

 

  “아이고마, 래리티 이 가스나야, 그따우로 텔레포트해서 우얄라꼬?”

 

  애플잭은 낄낄대며 가볍게 야유했다.

 

  “, 텔레포트 할 줄 알게 되믄 병원부터 가봐야 되는 거 아이가?

 

  “흐흥흥!”

 

  래리티는 씩씩대며 발굽을 털고 일어섰다. 그녀의 뿔이 다시 반짝이자, 나무 밑동에 있던 안장 가방이 열렸다. 그 안에서 거울과 머리빗이 들려 나왔고, 래리티는 그것들을 이용해 갈기와 꼬리를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리기 시작했다.

 

  “괜찮아, 래리티.”

 

  트와일라잇이 래리티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누구든 첫 번째 텔레포트 시도에서는 실수하기 마련이야. 실망할 거 하나도 없어. 노력만 하면 무조건 할 수 있을 거야!”

 

  “정말 고맙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이미 한 것 같아.”

 

  래리티가 대답했다.

 

  “너처럼 대학까지 나온 유니콘들이야 쉽게 습득하겠지. 뭐, 어쨌든 텔레포트는 나한텐 별로 쓸모가 없는 마법이란다. 게다가 이건 너무.......위험해보이기도 하고.”

 

  “마-자!”

 

  사탕수수를 다 해치운 핑키 파이가 대뜸 끼어들었다.

 

  “텔레포트를 잘못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끔찍한 사고들에 대해 생각 해보자구우. 예를 들면, 몸뚱이가 조각 조각난 채 다른 방향으로-”

 

  래리티의 눈이 공포와 경악에 물들었다. 트와일라잇은 미간을 찌푸렸다.

 

  “핑키,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아니면 벽 안으로 텔레포트를-”

 

  “그건 말도 안-”

 

  “길 가던 포니한테 텔레포트를 할 수도-”

 

  “안전장치가 있-”

 

  “, 어쩌면 하늘 노오오오오오오오-옾은 데로 텔레포트 했다가 그대로 곤두박질 칠 수도!”

 

  “핑키 파이!

 

  트와일라잇이 크게 소리쳤다.  핑키 파이는 콧김을 내뿜는 똑똑이 유니콘을 보며 눈을 깜빡이다가, 광대의 입모양처럼 활짝 웃어보였다.

 

  트와일라잇은 한숨을 내쉬며 래리티를 돌아보았다. 새하얀 유니콘은 눈도 깜빡이지 못한 채 멀거니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저, 래리티? 이퀘스트리아 교통부에서는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퀘스트리아 전역에 포괄적인 텔레포트 지원 주문을 적용시켜. 사고는 거의일어나지 않아.”

 

<"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아.">

 

 

  래리티의 시선이 천천히 트와일라잇에게 향했다.

 

  “.......거의?”

 

  트와일라잇은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거의.......”

 

  “거의?”

  

  “내 말은, 전혀 없는 케이스는 아니라는.......”

  

  “아아아!

 

  래리티는 비극 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은 비명을 질렀다.

 

  “이제 됐어! 텔레포트는 끝이야!”

 

  그녀는 갈기를 어깨 너머로 넘기고는, 주둥이를 하늘로 치켜세운 채 참나무 그늘로 도도하게 걸음을 옮겼다.

 

  트와일라잇은 터덜터덜 친구들 곁으로 돌아가 풀밭에 드러누웠다.

 

  “핑키, 꼭 그렇게 겁을 먹여야 했어?”

 

  “-!”

 

  핑키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야아. 텔레포트를 하는 포니들에게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건 너도 인정해야 되는 거 아니니이?”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을 이었다 : “그래도 재밌을 것 같아! 나도 해보고 싶당!”

 

  두 유니콘의 작은 소란이 막을 내린 듯 보이자, 애플잭은 들고 있던 사과를 베어 물었다.

 

  “텔레포트가 편합네 어쩌네 캐도, 내는 래리티 고 가스나가 뚜벅이로 나댕기는 기 좋아 보인데이. 트와일라잇 니같이 큰 데서 살다온 아들은 어데든 텔레포트 펑펑 써제끼며 나다니것제. 근디, 여기 포니빌에서는 그게 아인기라. 이 동네엔 이동하며 보내는 시간도 느긋하게 즐길 줄 아는 포니들이 산다 이거제. 내 이모 애플 사이다께서도, ‘거 도착하는 게 중요한 기 아이라, 거까지 가는 길이 중요한 거디라고 말씀하셨데이.”

 

  “이야, 맞아. 맞는 말이야” 

 

  레인보우 대시가 스트레칭을 하며 끼어들었다.

 

  “특히 포니빌 주변에서는 더더욱 그래. 여긴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많다구! 날아오를 때마다 도처에 새로운 모험이 깔려 있다구!”

 

  애플잭은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치켜 올렸다.

 

  “레인보우 말 들었제? , 이 가스나는 당연히 일케 말할 줄 알았지만은.”

 

  트와일라잇은 애플잭을 흘겨보았다.

 

  “텔레포트는 모든 유니콘이 배울 가치가 있는 유용한 스킬이야. 래리티는 그냥 연습이 좀 필요한 것뿐이고. 모든 유니콘이.......크흠. 어쨌든 처음엔 다들 그래. 래리티도 익숙해질 거야.”

 

  사실 통상적인 유니콘들은 래리티보다 몇 살이나 어릴 때부터 텔레포트 교육을 받기 시작하지만, 트와일라잇은 그 사실을 굳이 입 밖에 내진 않았다.

 

  나이로는 좀 늦었을지 몰라도, 래리티는 그런 사소한 단점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장점을 갖고 있어.

 

  그녀는 래리티가 가진 편집증적인 수준의 섬세함이 오히려 텔레포트의 뉘앙스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하나만 더, 뭔가가 살짝 등을 떠밀어주면 될 것 같은데.......

 

  “! 맞아! 그게 있었지!”

 

  트와일라잇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어딘가로 급히 달려갔다.

 

  “? 바보야, 갑자기 어디가?”

 

  핑키 파이가 물었다.

 

  “도서관에서 뭣 좀 가져올 게 있어서 그래!” 트와일라잇이 어깨 너머로 답했다. “금방 갔다 올게!”

 

  “라인 댄스 시작하기 전까진 돌아와야 한데이!”

 

  애플잭이 소리쳤다. 하지만 트와일라잇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순식간에 멀어져 갔다.

 

  “하고마, 가스나 달리기 한 번 무쟈게 빠르네. 저 가스나는 가끔 너무 막나간다 안카나.......”

 

  “아까 네 말대로, 트와일라잇은 큰 도시 출신이니까.”

 

  대시가 말했다. “큰 도시 말야. 온갖 에피소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곳이잖아.”

 

  푸른 페가수스는 상체를 앞으로 조금 말며 발굽으로 머리를 받쳤다.

 

  “그런 것도 좋겠지 싶어. 가끔은.”

 

  “내는 여 말고 다른 곳은 생각해본 적도 없는디.” 애플잭은 사과를 한 입 더 베어 물며 대꾸했다. “내는 모험가 타입은 아니라서 말여.”

 

  나무 밑동에서는 래리티가 이제 막 갈기 손질을 마친 참이었다.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정성들여 갈기를 관리해왔다. 그 덕분인지, 보랏빛 갈기는 어렵지 않게 평상시의 볼륨과 우아함을 되찾았다.

  래리티의 작업을 지켜보던 플러터 샤이는 자신의 분홍색 갈기를 들판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했다. 그 상냥하고 샛노란 페가수스는 그녀 자신의 탐스러운 갈기처럼 부드럽게 말했다.

 

  “너도 알겠지만, 래리티, 트와일라잇은 그냥 널 도우려고 그랬던 거야.”

 

  “어우, 자기야, 그건 나도 알아.”

 

  래리티는 조금 샐쭉하게 대답했다. 그녀의 시선은 거울 속, 아직 정리되지 않은 자신의 꼬리를 다듬는 빗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래도 트와일라잇은.......그건 이해해야 한다고 봐. 모든 유니콘이 저처럼 마법에 대한 학구열을 불태우진 않는다는 거 말야. 그 끔찍했던 트릭시는 위대한 마법사가 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긴 했지. 하지만 난 아니야. 난 전 이퀘스트리아 패션계에서 탑 중의 탑 브랜드를 만들어 명성을 날리고 싶고, 거기에만 내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작업을 마친 래리티는 들고 있던 거울과 빗을 마법으로 멋들어지게 돌리며 안장 가방에 집어넣었다.

 

  “그 부분에서는, 이미 난 꽤 잘 해내고 있지.”

 

  그 말대로, 그녀의 이번 마법은 이전의 것보다는 훨씬 마법스러웠다.

 

-

 

  한편 트와일라잇은 거대한 창문이 달려있는 나무에 도착했다. 그곳은 포니빌의 도서관이자, 트와일라잇이 이 사랑스러운 마을에서 더 오래 체류하는 것을 허가 받은 뒤부터 공식적으로 거주하게 된 자택이기도 했다.

 

  트와일라잇은 머리로 출입문을 밀어 열었다. 1층에는 도서관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커다란 책장 두 개가 우뚝 서 있었다. 종종걸음을 치며 책장 사이를 통과한 그녀는 1층 안쪽에 있는 또 다른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라벤더 색 뿔에서 불그스름한 빛무리가 흘러나와 문고리를 감쌌다. 그러자 문고리가 돌아갔고, 문이 열렸다.

 

  방 안은 어두컴컴했다. 트와일라잇은 익숙한 발굽놀림으로 근처에 있던 램프를 가볍게 건드렸다. 램프 안에서 자고 있던 반딧불이들이 깨어나 부드러운 노란 빛을 일으켰다.

  작은 방이었다. 어쩌면 바닥부터 천장까지 꽉 들어차 있는 수많은 상자들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는지도 몰랐다. 이 상자들은 트와일라잇이 포니빌에 머물기로 결심했을 때 캔틀롯에서 가져온 것들로, 그녀가 가진 물품들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트와일라잇은 각 상자 안에 어떤 물건이 들어 있는지 완벽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것은 천재성보다는 결벽적인 꼼꼼함의 성과였다. 그녀는 상자들의 측면을 곁눈질하며 돌아다녔다. 거기엔 해당 상자의 내용물 목록이 적혀 있었다.

  그녀가 찾는 것은 단 하나 : 캔틀롯 최고의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자신이 사용했던 마법 도구였다.

 

  트와일라잇의 뿔에서 붉은색의 마력이 맹렬하게 빛났다. 상자들이 일제히 공중으로 떠올라, 그녀의 눈앞에 제 정보가 적힌 옆구리를 들이밀었다.

 

  “.......어디 보자, 이것도 아니고.......이것도 아니고......., 이거야!”

 

  출신지는 옷장. 크기는 중간. 재질은 두꺼운 종이인 상자.

  트와일라잇은 다른 상자들을 모두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고는 마지막으로 옷장 문도 닫았다. 그리고 방금 찾은 상자를 억지로 비집고 연 뒤, 그 사이로 발굽을 밀어 넣었다. 여기 있어.......분명히 여기 있는-

 

  “아앗, 찾았다!”

 

  트와일라잇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발굽을 들어올렸다. 그녀의 발굽에 청록색 튜브가 얌전히 올라앉아 있었다.

 

  “루브Lube!”

 

  루브는 유니콘들을 위해 고안된 마도구로, 유니콘들이 텔레포트를 시전할 때 평소보다 매끄럽게시공간을 지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신비로운 물질이었다. 이 물질은 초보 텔레포트 시전자들의 훌륭한 보좌관으로서, 텔레포트 시전 시 소모되는 마력의 양을 줄여는데다 목적지를 상상할 때 더 쉽게 정신을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트와일라잇은 마법으로 튜브의 마개를 열었다. 그리곤 코 옆으로 들어 올려 냄새를 맡았다.

 

  ".......흐음."

 

  내용물에 특별히 문제가 생긴 것 같지는 않았다. 오랫동안 잊고 있기는 했지만, 다시 열리기 전까진 단단히 밀봉되어 있었음이 분명했다.

 

  이는 트와일라잇에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루브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마법으로 이루어진 민감한 물질이어서, 혹시라도 유통기한이 지나면 위험하게 변질될 가능성이 있었다.

 

  “트와일라잇?”

 

  문 너머, 도서실이 있는 방향에서 스파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트와일라잇은 도서실 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트와-일라잇? 너야?”

 

  녹색 돌기와 보라색 비늘을 가진 작은 용이 도서실 위층 침실에서 트와일라잇을 항해 손을 흔들었다.

 

  “여기서 뭐해? 기념제 때문에 벌써 공원에 나간 줄 알았는데.”

 

  “, 나는-, 그랬긴 했지.”

 

  라벤더 색 유니콘은 도서실로 나오며 뒷발로 방문을 밀어 닫았다.

 

  “래리티한테 필요한 게 있어서 좀 들렀어. 이제 다시 가봐야 해.”

 

  그녀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스파이크를 올려다보았다.

 

  “근데 스파이크, 축제 정말 같이 안 갈 거야? 진짜진짜 재미있을 텐데! 춤도 추고 사과 건지기도 하고, 노래도 부를 거야!”

 

  스파이크는 트와일라잇을 보며 눈썹을 으쓱댔다.

 

  “고맙지만 사양할게, 트와일라잇. 어젯밤에 푹 자질 못해서 말야.”

 

  “공주님께 올려야 할 보고문들 때문이지, 나도 알아. 왜 공주님께서 토양 연구에 관한 과제들을 너한테 맡기셨는지는 도저히 모르겠지만 말야. 따지고 보면 네가 해야할 일도 아니잖아.”

 

  “연구 결과를 공주님께 곧바로 보낼 수 있는 게 나 밖에 없으니 그렇겠지.”

 

  스파이크는 우쭐대며 말을 이었다. “상관없어. 내 말은, 난 빅 맥킨토시랑 놀면 되니까. 그게 얼마나 나를 위한 선물 같은 시간이 되는 지 이해할 수 있겠어? 그러니까, 내 말은.......”

 

  스파이크는 말꼬리를 흐렸다가,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보였다.

 

  “.......트와일라잇 너나 다른 여자인 친구들하고 있을 때랑 달리, 동성친구하고 있을 때는 정말 완벽하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아니, 그렇다고 너네랑 있는 게 불편하다는 건 아닌데, 잠깐, 그게.......”  

 

  미숙한 새끼용은 끝내 한숨을 내쉬며 말을 끝냈다.

 

  “이런 말을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미안.”

 

  트와일라잇은 웃음을 터트렸다.

 

  “괜찮아. 딱히 기분 상할 말도 없었는데 뭘. 다 이해해. 가서 좀 쉬어. 저녁 시간 이후에나 돌아올 거야.”

 

  “롸져 댓.”

 

  스파이크는 트와일라잇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 뒤 위층 침실로 향했다.

 

  출입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트와일라잇의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스쳐지나갔다 : 직접 보여주는 것은 언제나 교육의 가장 좋은 방법이었지 않은가? 래리티에게 텔레포트가 완전히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었다.

 

래리티의 눈앞까지 직접 텔레포트를 해야겠어. 당장!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기념행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공원, 친구들이 있는 참나무 아래의 부드러운 초록 들판을 상상했다. 그녀가 텔레포트 주문을 읊어나갈수록, 라벤더 색 뿔에서 불꽃이 일렁이며 서서히 섬광이 튀기 시작했다.

  그녀는 텔레포트 주문과 함께 보험조치들도 취했다. 도착지점에 있을지 모를 다른 물체를 이동시켜버리는 강제 이동 주문, 불안정한 지형과 맞닥뜨릴 것을 대비한 신체 보호 주문 등이 거기에 속했다.

 

  완벽해.

 

  모든 준비를 마친 트와일라잇은 루브 마개를 열고 입에 물었다.

  불행히도 그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조금 전 스파이크와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던 통에, 루브가 담긴 튜브의 마개를 제대로 닫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본격적인 그 날의 시작이었다.

 

-

 

  레인보우 대시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뚫어져라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는 무지갯빛 갈기의 푸른 페가수스가 지루함을 느낄 때마다 하는 행동이었다. 전속력으로 하늘을 날아다닐만한 핑계, 이를테면 비구름이나 먹구름 같은 것들을 찾으려는 것이다. 피곤할 때나 정적으로 있어야 할 때를 제외하면, 그녀는 가만히 있는 걸 끔찍이도 싫어했다.

 

  “트와일라잇은 대체 언제쯤 오는 거야?”

 

  레인보우는 눈앞에서 흔들리는 짧은 무지갯빛 갈기를 신경질적으로 불어내며 투덜댔다.

 

  “그러게에-, 여기도 없는 것 같은데 말야?”

 

  핑키 파이는 왕꿈틀이gummy worms로 가득 찬 자신의 가방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쟁기포니의 날엔 야외에서 금방 베어낸 나무를 태워 오븐을 달구고, 그렇게 달궈진 오븐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한다. :  이것이 전통이었지만, 핑키 파이의 정크 푸드 사랑은 달궈진 오븐보다 뜨거웠고 오랜 전통보다도 깊었다. 슈가큐브코너의 온갖 달콤한 과자들로 가득 채워진 안장 가방은 그녀의 열정적인 사랑의 결실이라 할 수 있었다.

 

 

 <슈가큐브코너의 온갖 달콤한 과자들로 가득 채워진 안장 가방은 그녀의 열정적인 사랑의 결실이라 할 수 있었다.>

 

 

  핑키 파이는 과자들을 다 먹은 뒤 후식 삼아 먹을 컵케이크들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친구들 중 누구든 자신에게 컵케이크를 함께 먹자고 제안해주길 바랬다. 핑키 파이. 이 포니 모양의 활기찬 분홍색 파티 풍선은 단 과자들을 엄청나게 좋아했다. 그리고 그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그녀는 그것들을 다른 이들과 함께 먹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면 두 배 더 맛있어지니까! 꼭 작은 파티 같이-

 

ZAPOOOOOOOOOMMMM!!!!!!!!!

 

  모든 포니들의 흉골을 뒤흔들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다. 애플잭, 핑키 파이, 플러터 샤이는 튕겨지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인보우 대시는 침묵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군중들 위로 날아올랐다. 희미하게 빛나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버섯구름이 보였다. 포니빌 어디에서나 보일 법한 높이까지 치솟은 그것의 뿌리는 마을 중심부 어딘가에.......

 

  “도서관 쪽이야!”

 

  대시가 소리쳤다.

 

  “그럼 트와일라잇은!?” 플러터 샤이가 비명을 지르듯 물었다.

 

  대시는 무지갯빛 궤적을 남기며 대기를 갈랐다. 뱃속 어딘가가 체했을 때처럼 시큰거렸다.

 

  아, 진짜 미치겠네! 이런 식으로 날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고! 만약 트와일라잇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지?

 

  플러터 샤이가 레인보우 대시의 뒤를 따라 날아올랐다. 래리티, 핑키 파이, 애플잭 역시 그들을 따라 있는 힘껏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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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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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a Dangerous Business, Going Out Your Door

When an accident leaves Twilight Sparkle seriously ill, Applejack, Rainbow Dash, and Rarity must undertake a perilous journey to find her a cure. What adventures await them beyond Equestria's bor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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