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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You're Immortal.

Twilight, You're Immortal

by BlackS 2022. 9. 19.

Twilight, You're Immortal

 

Written by. Ninjadeadbeard

Translated by. BlackS

 

It wasn’t suppposed to be this way.

 

그 날도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태양빛이 캔틀롯을 비추니, 이퀘스트리아의 수도가 선명한 광채 속에 잠겨들었다.

 

두 알리콘 자매를 묘사한 현수막이 산들바람에 날려 드라마틱하게 펄럭거렸다. 그것은 도시를 이루는 인상적인 근간인 하얀 대리석과 황금을 완벽히 돋보이게 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포니빌에 사는 몇몇 이들의 감상을 빌리자면, 이퀘스트리아에서 가장 미천한 지역에 사는 이들일지라도 그 경이로움 앞에선 감히 빈정대지 못하고 경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었다.

 

정오가 될 무렵, 궁전에서는 바쁜 일과로 인해 점심식사 시간의 연장 명령이 내려졌다. 하루하루 나라를 운영하는 일에 이바지하는 관료들과 귀족들은 시간낭비를 야기하는 이 행정 명령에 퍽 당황스러워했다. 반면에 궁전의 서비스직에 근무하는 스탭들과 경비병들은 점심시간이 길어졌으니 가족들과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일 민원 처리 업무는 점심 식사 전에 이미 끝난 상태였다. 남은 민원에 대한 판결은 점심시간과 관련 없이 다음 날에 이어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므로, 금일의 행정 명령에 굳이 화를 내거나 불평을 늘어놓는 포니는 아무도 없었다.

 

한편, 연장된 점심시간을 진심으로 달갑지 않아하는 두 포니가 있었으니,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행정 명령을 내린 장본마들-셀레스티아 공주와 루나 공주였다. 불멸의 알리콘 자매이자 이퀘스트리아의 공동 통치자들인 그들은, 잠시 위엄을 거두고 왕좌에 몸을 푹 기대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들과 같은 알리콘이자 우정의 공주-트와일라잇 스파클이 곧 도착할 것이었다.

 

자매여.”

 

루나가 낮고 걱정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이 정말 적기라고 보는가?”

 

셀레스티아는 왕좌와 일직선에 있는, 중앙 홀 반대편의 출입문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벌써 몇 년이나 미룬 일이지 않니.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려고?”

 

그건 분명 그렇네만.”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일 스파클 공주가 스스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다면, 그것은 우리의 역할에 대한 의심일 수도 있지. 아니면.......”

 

그녀는 한층 더 심각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자기 삶의 일들을 자매가 멋대로 조종해놓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셀레스티아는 아무 말도 않았다. 그저 천천히,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루나는 소리 없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곤 하나, 그 애라면 자매보다 더 능숙하게 대응할 가능성도 있지.”

 

이 말에 태양의 공주의 시선이 동생 쪽을 향했다.

 

잠깐, 그게 무슨.......?”

 

그 때, 중앙 홀의 거대한 출입문 너머에서 육중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두 자매는 자세를 바로 잡으며 무거운 탄식음을 : 방문객의 입장을 윤허하는 신호를 보냈다. 이는 보라색 털가죽과 분홍색 줄무늬가 있는 검은색 갈기를 가진, 또 다른 알리콘이 불필요한 절차들을 생략하고 왕좌 앞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들어선 알리콘-트와일라잇 스파클의 눈빛은 반짝였고, 옅은 미소가 지어져있는 입가에는 품위가 엿보였다. 많은 달들이 지나는 동안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된 덕에, 이 신참 공주는 이제 자신의 대관식을 앞두고 있었다.

 

어떻게 봐도 온전한 기쁨으로 가득 찬 삶을 사는 포니의 모습이었다.

 

셀레스티아는 자신이 그 모습을 파괴해야 한다는 사실이 구역질나게 싫었다.

 

안녕하세요, 셀레스티아, 루나! 즐거운 점심.......”

 

트와일라잇은 해맑게 인사하다 말고 말을 끊었다. 보라색 귀 한 쪽을 쫑긋대며, 그녀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침묵 속에서 수초를 흘려보냈다.

 

어색한 기류를 견디지 못한 루나가 문득 잔기침을 내뱉었다.

 

그 순간, 수도 전역에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종은 총 열두 번을 울렸다. 마지막 열두 번째의 종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사라지자, 트와일라잇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이어갔다.

 

실례했어요, 이제 진짜 즐거운 점심시간이네요!”

 

충직하고 명랑한 제자를 눈앞에 두고도, 셀레스티아는 차마 마주 웃어줄 수가 없었다. 이번 만남의 목적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가질 않았던 것이다.

 

“.......그래, 다시 만나니 기쁘구나, 트와일라잇.”

 

그녀는 애써 차분하게 대답했다.

 

오늘 나와 루나가 있는 이 자리에 널 초대한 이유가 뭔 지, 혹시 알 수 있겠니?”

 

트와일라잇은 쾌활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신하진 못하겠지만, 몇 가지 짚이는 부분은 있어요. 제 대관식에 대한 거라든가, 제가 살던 우정의 성을 스타라이트가 상속 받게 되는 문제에 대한 거라든가요.”

 

이 부분에서 그녀는 작당모의라도 하듯 목소리를 낮췄다.

 

너무 걱정 마세요. 이미 스타라이트에게서 절대 트릭시를 들이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두었으니까요.”

 

그리곤 다시 쾌활한 음색으로 말을 이었다.

 

아니면 점심 식사 초대라든가요. 그래도 그건 다음 기회에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초버거hayburger 가게가 아직 캔틀롯에서 영업 중이거든요!”

 

통치자 자매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니겠는걸.

 

셀레스티아는 뜸을 들이며 입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마. 안타깝지만, 전부 오답이란다.”

 

그러자 루나가 반쯤 흘러가는 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일만 여기서 잘 처리된다면, 점심 식사로 잡초를 퍼먹어도 꿀맛이겠거늘.......”

 

셀레스티아는 밤의 공주에게 짜증스런 시선을 보낸 뒤 말했다.

 

트와일라잇, 내 충실한 제자야.......네가 알리콘으로 승천하고 공주의 자격을 받은 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구나. 혹시, 알리콘이 된다는 것에 대해.......”

 

태양의 공주는 심호흡을 했다.

 

“.......걱정거리라거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니?”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자신의 멘토가 보이는 순간순간의 모션들에 집중했다. 그 다음 그녀는 잠시 시선을 낮추고, 깊이 고심했다.

 

천천히, 그녀는 고개를 들고 공주들을 바라보았다.

 

혹시.......제 날개에 관한 건가요?”

 

셀레스티아는 무심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니란다.”

 

, 다행이네요.”

 

충실한 제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 크고 나서 새로 생긴 신체 부분이라, 아무래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한결 편해졌어요. 그리고........, 예전보다 뿔이 더 뾰족해진 것 같기도.......”

 

좀 더 살을 붙여서 생각해보는 게 어떻겠니.”

 

셀레스티아는 나름의 힌트를 주었다.

 

알리콘의 모양을 갖게 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살을 붙여서라는 말에 트와일라잇의 눈이 크게 떠졌다.

 

-공주님? 혹시 제가 요즘 뚱뚱해졌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러자 셀레스티아의 눈도 휘둥그레 해졌다.

 

그게 무슨-아니, 아니란다! 내 권능에 걸고 아니야! 그런 문제가 아니란다!”

 

그게, 저도 요즘 자각하고 있었거든요. 유니콘이었을 때보다 엄청나게 많이 먹게 되었다는 걸요.”

 

우정의 공주는 방어적인 말들을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하지만 이 날개 때문에, 하루 권장 섭취 칼로리가 많이 늘어났단 말이에요. 게다가 아직도 키가 크고 있구요! 앉은 자리에서 건초버거를 한 번에 두세 개.......아니, 사실 네 개씩 해치우게 되긴 했지만, 여러분들이 푸드 파이터처럼 케이크 더미를 흡입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이것도 그다지 우스운 일은 아닐 거예요.”

 

아니, 트와일라잇.”

 

움찔대며 올라가는 루나의 입꼬리를 무시하며, 셀레스티아는 고개를 저었다.

 

난 네가 뚱뚱하다고는 절대-네 개? 건초버거 네 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단다. 내가 알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니야. 혹시 알리콘이 된다는 것에 대한 중대한 문제점을 발견했는지 여부지.”

 

그런 건 딱히 없는 것 같은데요.”

 

트와일라잇은 볼따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날개랑 키 때문에 래리티가 계속 제 신체 치수를 다시 재고 드레스 사이즈를 수정해야 되는 번거로움이 생기긴 했죠. 그 애는 다 공짜로 해주긴 하지만, 어쨌든 이 촌극에 계속 끌어들이는 것도 미안한 일이니까요.”

 

그녀는 길이를 가늠해보려는 듯 오른쪽 앞다리를 쭉 뻗었다.

 

셀레스티아는 불만과 좌절이 뒤섞인 콧김을 내뿜었다.

 

더 생각해 보려무나. 다른 건 없니?”

 

으음.......”

 

트와일라잇은 볼을 발굽에 완전히 기대며 곰곰이 생각했다.

 

케이던스Cadence한텐 이미 플러리Flurry Heart가 있으니, 자식에 관한 얘긴 아니겠고.......그래도 알리콘인 자식을 낳게 된다면 그것도 문제가 아니라곤 할 수 없겠군요. 특히 건축물 관련해서, 예산으로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의 막대한 손실이.......”

 

셀레스티아는 눈동자를 핑그르르 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거-”

 

그 때, 보다못한 루나가 앞으로 나섰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 몸이 단도직입적으로 고하도록 하지.”

 

달의 공주는 트와일라잇을 직시하며 말을 이었다.

 

트와일라잇? 그대는 이제 불사다. 나와 내 자매, 케이던스, 플러리와 마찬가지로 말이지. 그대는 이제 다른 어떤 포니보다도 오래 살게 될 것이야.”

 

그녀의 발언은 바닥에 떨어진 무거운 담요처럼, 주변의 분위기와 생물체들을 짓눌렀다. 촌극이 사라진 공간에 삽시간에 침묵이 자리했고, 숨소리조차도 거의 들리지 않게 되었다.

 

셀레스티아는 동생을 쏘아보며 다그쳤다.

 

루나!”

 

뭐가 문젠데?!”

 

루나 역시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각오를 다지고 마련한 자리가 되도 않는 익살극처럼 굴러가고 있지 않았는가! 최소한 이젠, 우리 트와일라잇도 나름의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지.”

 

두 자매는 새파랗게 어린 계승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보라색 알리콘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고개는 푹 숙여져 있었고, 시선 역시 땅바닥에 멍하니 고정되어 있는 채였다. 어딘가 먼 곳을 보는 듯, 혹은 코앞의 발굽마저도 보지 못하는 듯 했다.

 

트와일라잇.”

 

셀레스티아는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제자를 불렀다. 태양의 공주의 얼굴은 전에 없던 걱정으로 흐려져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그녀의 소중한 제자이자, 거의 딸과 같은 존재였다. 해서, 그녀는 트와일라잇이 방금 들은 정보를 마음속에서 쉼 없이 곱씹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불사의 삶을 살게 됐다는 것의 의미를.

 

친구들이 늙고,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손자, 손녀 망아지들이 떠나가고, 다시 그들의 손자, 손녀 망아지가 떠나가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셀레스티아와 루나 역시도,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땐 굉장히 힘들어했었다.

 

셀레스티아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이에게 이 사실을 전하는 것도, 최근 천 년 들어 이번이 두 번째였다.

 

그건.......”

 

트와일라잇은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라, 트와일라잇 스파클.”

 

루나가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셀레스티아는 남몰래 감탄하며 자신의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받아들이기 쉬운 일은 아니니.”

 

그건.......”

 

트와일라잇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건 정말.......

 

.

 

.

 

.

 

.

 

.......완전 쩌는데요!“

 

““뭐라고?”“

 

자매는 동시에 되물으며 트와일라잇을 쳐다보았다.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아예 하늘로 날아오른 채 허공에 대고 앞발굽을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아싸, 오예!”

 

그녀는 거의 전통적인 캔틀롯 왕족 발성Royal Canterlot Voice처럼 큰 소리로 환호했다.

 

사신? 죽음? 엿이나 먹으라지, 가서 니 바싹 마른 뼉다구나 빨아라! 오예!”

 

셀레스티아는 애제자가 왕좌 아래의 모든 공간을 누비며 춤을 추는 꼴을 얼빠진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반면에, 루나는 은은한 미소를 지은 채였다.

 

 

 

 

, 잘 됐군.”

 

밤의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 .......”

 

셀레스티아는 더듬대며 말꼬리를 늘렸다.

 

“.......난 이해가 안 돼.”

 

트와일라잇은 춤사위를 멈추고 대화로 돌아왔다.

 

! 세상에! 여러분들이 제 마음의 짐을 덜어주셨어요! 전 사실 두 분만 영생을 사시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마음 한 편으로는, 이 정도의 혜택은 있지 않을까 싶긴 했지만요!”

 

루나의 얼굴에 그려진 뻐기는 표정의 농도가 점점 짙어져갔다. 그럴수록 셀레스티아의 얼굴엔 걱정의 그림자가 진해져갔다.

 

하지만, 트와일라잇.”

 

태양의 수호자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모든 포니들보다 오래 살게 될 거란다! 부모님보다도, 네 오라버니보다도!”

 

트와일라잇은 어깨를 으쓱였다.

 

부모님이 자신보다 먼저 돌아가실 거란 건 모든 포니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그건 유니콘일 때부터 알고 있던 거라구요. 게다가, 이건 샤이닝Shining Armor을 완전 이겨먹을 수 있는 떡밥이에요. 하츠워밍 때 만나면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줘야지!”

 

아이고, 셀레스-아니, 나 맙소사.”

 

셀레스티아는 이럴 때 부르짖을 이름이 없음을 탄식하며 혀를 찼다. 반면에 루나는, 혼자만의 노래라도 듣는 듯 흥겹게 발굽을 두드려대고 있었다.

 

이것 말고도!”

 

트와일라잇은 여전히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채 말을 이어갔다.

 

케이던스랑 플러리 하트랑 영원히 지낼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젊은 알리콘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났다.

 

“.......여러분들하고도 가족처럼 지낼 수 있기를 늘 바래왔거든요.”

 

어머, 그건 정말-기쁜 소식이구나.”

 

셀레스티아는 진심으로 감동을 받긴 했지만, 겉으론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포니빌의 친구들은 어쩌고? 핑키, 레인보우 대시, 래리티, 애플잭, 플러터샤이는? 큐티마크 크루세이더는? 넌 그 아이들보다도 오래 살게 되는 거란다!”

 

트와일라잇은 코웃음을 쳤다.

 

, 우리끼리 얘기지만요, 제가 알리콘이 안 되었어도 걔네들보단 오래 살았을 걸요.”

 

셀레스티아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녀가 넋이 나간 사이에, 어디선가 디스코드가 슬그머니 나타나 루나의 옆에 자리 잡았다. 둘은 사이좋게 앉아 팝콘을 나눠먹기 시작했다.

 

그래요, 물론!”

 

트와일라잇이 뿔을 휘두르자, 온갖 서류뭉치들과 스크롤들을 허공에서 튀어나왔다.

 

레인보우 대시는 충실하고 용감하죠. 하지만 제가 여태껏 만나본 포니들 중 제일 무모한 녀석이기도 해요. 통계상으로 봤을 때, 그 애는 뭔 일만 벌였다 하면 마지막엔 전신 깁스 꼴이 된 채로 병원 신세를 진다구요.”

 

그녀는 정확성을 위해 자신의 조사결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까놓고 말해서, 당장 오늘이라도 레인보우 대시가 연기 나는 크레이터만 남기고 끝장나지 않는 게 놀라울 지경이거든요.”

 

밤의 공주와 혼돈의 제왕이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첨언하자면.”

 

트와일라잇은 종이의 어느 부분에 강조 밑줄을 그으며 말을 이었다.

 

전 이미 근처의 장례식장에서 쓰게 될 예산까지 마련해뒀어요. 땅을 파는 수고로움은 덜게 됐으니, 저희가 할 일은 이제 구덩이를 메우는 일 뿐이죠.”

 

내가 괴물을 키웠구나.

 

셀레스티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트와일라잇의 조사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핑키의 경우는 조금 변칙성이 짙어요. 그 애는 특유의.......‘핑키스러움Pinkie-ness’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것 때문에 제 사망 경위표death table를 좀 수정해야하긴 했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따져보자면, 핑키 파이는 소화불량으로 죽게 될 거에요. .......” - 여기서 코웃음이 한 번 끼어들었다- “.......당분 섭취를 줄이지 않는다면 말이죠! , 이와 관련해서.”

 

루나가 고개를 끄덕이는 와중에, 트와일라잇은 자료의 페이지를 넘겼다.

 

사업 모델과 경영 구조를 통째로 뜯어고치지 않으면, 래리티는 곧 극심한 스트레스성 심장 발작을 겪게 될 거에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루나는 공포에 질린 채 얼어붙은 자매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았다가, 천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고맙다, 트와일라잇 스파클.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일진대, 이런 귀한 풍경을 보게 해주다니. 정말 고맙구나.”

 

그 말에 디스코드는 온몸을 뒤틀며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트와일라잇은 올곧게 발표를 이어갔다.

 

플러터샤이.......에 대해선 사실 걱정하지 않아요. 그 애가 죽을지 살지는 전적으로 디스코드의 기분에 달렸으니까.”

 

혼돈의 제왕은, 팔짱을 끼더니 코웃음을 치고는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에겐 이런 곳에서 행동 진단을 받고 앉아 있는 것보다 나은 선택지들이 몇 개나 있었다.

 

사실, 정확한 진단이긴 했지만.

 

그러면.......”

 

셀레스티아는 성대 결절이라도 앓은 것 같은 목소리로 물었다.

 

, 애플잭은 어떠니?”

 

애플잭은 웃기지도 않을 정도로 건강 체질인 애플 가문의 직계 자손이죠.”

 

트와일라잇은 능글맞게 웃었다.

 

제가 알리콘이 되지 않았더라면, 그 애는 친구들 중 유일하게 저보다 오래 살았을 가능성이 커요. 하지만 이젠, 아무래도 빅 맥과 그 후손들 쪽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어 보이는 군요. 애플 가문의 특제 사과주를 계속 먹고 싶다면, 그러는 편이 더 실현 가능성이 높아요.”

 

옆에서 들리는 코웃음 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셀레스티아는 연거푸 물었다.

 

그럼 크루세이더는? 스크툴루, 스위티 벨, 애플블룸은?”

 

레인보우 대시와 비슷해요. 그 꼬맹이들이 매주 벌이는 기행들을 생각하면, 와우, 그 애들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라구요. 제길.......판돈이 점점 커지고 있긴 한데.......슬슬 역베팅을 해야 하나?”

 

.......판돈? 역베팅이라니?”

 

그 애들이 일으킨 사단들이 저희를 보통 지치게 했던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시작된 작은 유희 같은 거지요.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내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트와일라잇은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리며 설명했다.

 

엄밀히 따지면 래리티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일이에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온 마을 포니들이 죄다 참여하게 됐지요.”

 

그녀는 음흉하게 웃으며 두 수호자 자매들을 바라보았다.

 

어떠세요? 여러분도 참여하셔도 되는데. 지금 모인 판돈이 거의 수천 비트가 넘.......”

 

트와일라잇 스파클!”

 

상황을 이해한 셀레스티아는 끝내 기함을 토했다.

 

그렇게 악랄할 수가! 어떻게 그런-”

 

그 때, 작은 가방 하나가 공중에서 나타나더니 마력에 감싸여 트와일라잇에게 전달되었다. 안에 든 내용물에서 절그럭 대는 금속성의 소리가 났다.

 

루나였다.

 

나도 끼워주게. 화상으로.......”

 

--!!!!”

 

셀레스티아는 발굽 사이에 머리를 파묻었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보라색 신참 알리콘을-() 충실한 애제자를 혼란스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정말 이해할 수가 없구나! 불사의 진실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능숙하게, 아니, 이상하게, 아니.......어쨌든, 어떻게?! 넌 우정의 공주잖니! 불사로 일어날 그 온갖 불행들을 어떻게 이렇게 쉽게 받아들일 수가 있는 거니?!”

 

이제 트와일라잇이 답을 내놓아야 할 차례였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자신의 스승에게 도리어 흥미로워하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

 

그래요, .......우정의 공주에요. 본질적으론 모든 생물체들의 친구라는 거죠. 혹시 제가 생물체들이 죽을 때마다 엉엉 울어대며 망가지길 바라시는 건가요? 그럴 순 없어요!”

 

루나는 작은 소리로 휘파람을 불었다.

 

잘한다, 스파클 공주!”

 

물론, 친구들을 잃는 건 정말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끔찍한 일이 될 거예요.”

 

트와일라잇은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끔찍한 기분에 사로잡히겠죠.......제가요.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 애들을 추억하는 것도 제가 될 거에요. 여러분의 삶에서 한순간이나마 함께했던 포니들이 얼마나 되나요? 그 중에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몇이나 있지요?”

 

알리콘 자매는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 둘 모두 조용히 각자의 과거를 떠올렸다.

 

셀레스티아는.......수백의 제자와 휘하 관료, 종업원들의 이름을, 그리고 어린 시절의 몇몇 천재적이었던 친구들의 이름까지도 댈 수 있었다. 그들 중 대다수는 역사에 남을 정도의 업적을 이뤘지만, 그 중에서 개마적으로 함께 보냈던 시간까지 기억나는 이들이 몇이나 되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뒤늦게 이를 깨달았다.

 

루나는 한 때 친하게 지냈던 네 친구들에 대해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이 달에 추방되어있던 사이에 그들 모두 사망했다는 사실도 기억해냈다.

 

오늘은.......더 이상 재밌는 날이 아니게 되어버렸구나. 한 잔 마셔줘야 하는 날이 되어버렸어.

 

이것과는 별개로.”

 

트와일라잇은 생각에 잠긴 공주들을 지켜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 마법의 원소 수호자에요. 그래서, 제 친구들 모두에게 불사를 부여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려면 20년 정도는 걸리겠지만, 일단.......골렘golem 마법 이론에 토대를 둘 생각이에요.”

 

루나가 한 발굽 더 앞으로 나서며 답했다.

 

그대의 지혜와 의지가 우릴 움직였도다, 트와일라잇.”

 

그녀는 한 쪽 발굽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 행동엔 왕실의 일원다운 위엄이 깃들어 있어서, 전혀 작위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린 그대의 생각이 진정으로 타당하다고 여기는 바, 그런 고로 이제 독한 사과주나 마시러 가자꾸나!”

 

그럴까요?”

 

트와일라잇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뭔가 먹을 시간이기도 하고.......그러고 보니 스위트 애플 에이커에서 저를 위해 새 사과주 통을 마련해놨다고 했어요!”

 

그러자 루나는 캔틀롯 왕실 발성으로 선언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망설일게 뭐 있겠나! 우리 모두의 젊고 멋진 친구, 트릭시의 말을 빌어, 코가 삐뚫어지게 마시자꾸나!

 

바로 그 순간, 홀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 사이로 밝은 분홍색의 털가죽과 알록달록한 색의 갈기를 가진 알리콘이 들어섰다. 그녀의 등 위에는 잠들어 있는 새끼 알리콘이 업혀 있었다.

 

! 방금 그거 진짠가요!?”

 

케이던스는 화색이 도는 얼굴로 화답했다.

 

마시러 가요? 그럼 내가 다 해치워버릴 수 있는데! 당장!”

 

트와일라잇은 염려스럽다는 투로 말했다.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 플러리는 아직 완전 아기잖아요.”

 

기가 차다는 듯 허이구!’ 소리를 내는 셀레스티아를 깔끔하게 무시하며, 케이던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좀 전에 샤이닝한테 알리콘들의 불사에 대해 말하고 왔어. 지금 넋이 좀 나가 있는 상태긴 한데, 애플블룸이 잘 돌봐줄 거야.”

 

아아아-이런.......”

 

트와일라잇은 말꼬리를 늘이며 탄식했다.

 

그거, 하츠워밍 때 샤이닝한테 직접 말해주려고 했는데!”

 

문제될 거 없지.”

 

케이던스는 짓궂게 웃어댔다.

 

기억 마법을 써서 동시에 한 방 더 먹이면 되니까! 우리 둘이 같이!”

 

시누이와 새언니가 작당을 모의하며 킬킬대는 동안, 루나가 다가와 둘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래, 그 정도 무게감이면 되지.”

 

그녀는 따스한 음색으로 중얼거렸다.

 

그 정도면 되는 것이니라.”

 

세 알리콘 공주와 케이던스의 발굽에 안긴 알리콘 망아지는, 문을 나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들은 애플잭의 농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을 기대하며 날갯짓을 서둘렀다.

 

그들 뒤에서, 셀레스티아는 앞발굽에 턱을 기대며 녹초가 된 몸을 왕좌에 뉘였다.

.

.

.

.

.

“그렇다면야, 스타라이트를 알리콘으로 만드는 건 어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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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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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You're Immortal

Twilight is finally confronted with her immortal nature. Celestia is horrified by the res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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